그대 가슴에 달빛이 너울너울
그대 가슴에 달빛이 너울너울
  • 심억수 <시인>
  • 승인 2012.10.0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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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심억수 <시인>

어느새 가을입니다. 늘 곁에 머무는 친구처럼, 그렇게 가을이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깊은 산 속에서 갈참나무 잎 하나만 떨어져 내려도 산 가득히 하늘이 내려와 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깊어지고 채워지는 길목에서 휘영청 달도 밝아 그대 가슴에 달빛이 너울너울 잠 못 이루는 초가을 밤입니다. 달빛 가득한 초가을 밤 시민과 함께하는 열두 번째 문학의 밤을 준비하였습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오랜만에 여유를 가지고 함께하시길 고대하겠습니다.

지난 9월 25일 오후 7시 가경동에 있는 발산공원에서 청주문인협회 주관으로 제12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의 밤 행사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대 가슴에 달빛이 너울너울'이란 주제로 개최한 제12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의 밤 프로그램은 시낭송 수필낭송을 위주로 사물놀이, 아동중창, 트럼펫, 색소폰연주와 연극, 무용, 노래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로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인간중심의 행사로 문학인, 시청 간부 및 시의회 의원, 가경동 주민 등 3백여 명이 모였습니다.

오늘날 미디어의 발달로 청주시민의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안목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학행사는 재미도 없고 고루하다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하여 저 예산이지만, 품격 있는 행사가 되도록 공연 프로그램에 신경을 섰습니다. 이번 문학의 밤 행사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관객의 정서를 고려한 프로그램으로 기획하였습니다.

꿈나무 어린이 중창단의 하모니로 문을 연 제12회 시민과 함께한 문학의 밤은 새로운 종합예술의 진수를 보여준 문학행사였다고 관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청주연극협회 안진상 회장 외 4명이 펼친 연극 울고 넘는 박달재 의 갈라 공연은 청주연극협회원의 저력을 보여준 혼을 담은 연기로 관객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가경동 주민센터 한국무용 동아리의 춤사위와 청주연예예술협회 오호준 회장의 트럼펫연주, 안태건 회원의 색소폰연주 그리고 이정옥 가수의 노래는 한가위 보름달마저 흔들어 놓았습니다.

각계인사들의 청아한 시낭송 소리는 휘영청 밝은 달빛과 함께 너울너울 가슴에 다가와 우리 마음에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기획공연이라 할지라도 관객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호응을 얻지 못하는 문화예술 행사는 시민에게 점점 더 문화예술을 외면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관객보다 출연진이 더 많은 우리만의 잔치가 되지 않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문학은 인간의 가장 고고한 정신을 가장 순수한 정신으로, 가장 순수한 정신을 가장 인간적인 살아있는 삶을 살기 위한 깨달음을 주는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청주문인협회는 1957년 2월 24일 문총이라는 이름으로 최초로 충북문학인협회 독립단체로 발족하여 문학예술의 향상 발전과 회원 상호 간의 친목은 물론, 꿈나무 육성과 지역주민의 질 높은 삶 추구를 위하여 시분과, 시조분과, 소설분과, 수필분과, 아동문학분과, 평론분과, 희곡분과, 번역분과 등 8개 분과에서 11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청주문인협회 회원 모두는 치열한 창작활동만큼이나 삶에도 심행일치(心行一致)의 문학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출연료에 연연하지 않고 시민의 행복을 위하여 기꺼이 동참해 주신 출연진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그대 가슴에 달빛이 너울너울' 제12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의 밤 행사가 우리 마음을 넓게 하고 깊게 하여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촉진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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