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 이전 20일을 맞아
중앙부처 이전 20일을 맞아
  • 김영만 기자
  • 승인 2012.10.0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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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구일언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세종시로 이전한지도 20일이 됐다.

지난달 16일 비록 국무총리실 소속 119명의 단촐한 이전이었지만 그간 숱한 난관을 뚫고 입주한 것이어서 그 의미는 실로 크지 않을 수 없었다.

제2수도권 시대를 여는 첫 발걸음으로 역사적인 의미는 물론 지방분권시대를 실현하는 초석으로서 전 국민들의 기대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이같은 기대와 염원을 안고 출발한 정부세종청사의 현실은 어떨까?

한마디로 아직은 우려의 목소리가 큰 편이다.

입주한 지 얼마되지 않았음을 감안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혹자는 아예 정부세종청사를 빗대 '철옹성' 같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기회가 있어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도 경비원들의 제지가 만만치 않은데다 내부는 얼씬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내부를 둘러본다는 것은 아예 꿈조차 꾸지 말라는 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두고 항간에는 이전 공무원들에게 대민 접촉 자제령에 '함구령'마저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실제로 한 지역민은 최근 정부세종청사에 입주한 모 기관의 바자회 행사에 갔다가 정문에서 제지를 당해 그냥 돌아왔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 지역민은 행사를 알고 들렀는데도 태연히 그런 행사가 없다며 들여보내지 않는 경비원에 떠밀리다 싶히 나왔다며 분노했다.

올해 안에 12개 중앙부처 4000여명의 공무원을 시작으로 오는 2014년까지 실질적으로 중앙행정기관의 60% 정도가 세종시로 이전해 올 예정이다.

인간 관계에서 첫 이미지가 중요하듯이 이를 염두에 둔 이전 기관들의 신중한 처사가 혹여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

그렇다 쳐도 대국민 접촉을 기피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생활하는 공복으로서의 기본 도리 및 책무를 저버리는 처사일 것이다.

지난달 정부세종청사 입주식 때 국무총리실장이 "10년간의 진통 끝에 세종시 시대가 열렸지만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며 이전 공무원들에게 신중한 처세를 당부한 말이 떠오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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