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에게 추석민심을 전한다
대선후보들에게 추석민심을 전한다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2.10.03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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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문종극 <편집국장>

추석 연휴가 끝났다. 이번 추석연휴 기간 많은 사람들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그야말로 민족의 대이동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동한 사람들이 종점인 고향을 찍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들이 고향에서 나눈 얘기는 오늘부터 주변에 풀린다. 고향사람들의 생각과 자기 의견을 섞은 추석민심 교집합을 내놓는 것이다. 연휴는 끝났지만 추석민심의 수면위 부상은 이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밑바닥 정서인 추석민심의 전국화가 되는 시점이다.

올 추석민심의 최대 화두는 역시 경제였다. 어느 특정지역과 관계없이 최대의 관심사항이었다. 이와함께 '대통령 선거'도 경제문제 못지 않게 관심거리였다. 이번 추석민심을 요약한다면 '먹고사는 문제'와 '대선' 두 가지였다.

세대별, 계?�, 집단별 그리고 집집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공통점은 청년 실업, 가계 부채 등 살림살이 이야기였다. 경제 문제가 가장 큰 관심이었고 걱정거리였다는 것이다.

명절임에도 전례없이 대목 특수를 누리지 못한 상인, 태풍으로 거덜 난 농민, 가계부채와 고물가에 점점 설땅을 잃어가는 서민, 실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층 등 이들이 벼랑 끝에 몰린 절박한 현실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친지들 앞에서 하소연 하듯 토로한 것이다.

그러면서 마침 다가오는 '18대 대통령 선거'로 그 푸념이 옮겨갔다. 어느 후보를 선택해야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어떠냐"며 동의 또는 자문을 구한 것이다.

이렇게보면 이번 추석민심은 하나인 셈이다. 최대 화두인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의 답은 결국 대선 후보 중 어느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가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경제문제에 자연스럽게 대선이 화두가 된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수없이 내놓았지만 신통치 않았다고 생각하는 민심이 새로운 정권에 기대를 걸어보는 수밖에는 뽀족한 묘책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런 입과 입이 한데 뒤섞여 거대한 정치적 소용돌이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 오는 12월19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둔 정치권도 초반 민심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추석민심을 어떻게 수용하고 그 해결책을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추석민심이 아니더라도 악화된 경기 회복은 이미 국민의 가장 절박한 생존문제이며, 최대 관심사라는 것을 모르는 후보는 없다. 이를 명절을 보내기 위해 대이동한 민족이 교집합으로 다시한번 확인한 것 뿐이다. 모든 국민들이 팍팍한 현실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비전과 대안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약점 잡기나 폭로성 네가티브전은 큰 의미가 없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에게 정치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다. 네가티브 선거전에 이력이 난 유권자들이 이제는 웬만한 약점이나 폭로에는 눈을 돌리지 않고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언한다.

대선주자들은 이번 추석 민심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철저히 분석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환심을 사려는 포퓰리즘이 아닌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정책으로 제시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헛공약을 가려낼정도로 수준이 높다. 특정후보가 제시한 '경제살리기'가 국민들이 실현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그 후보가 18대 청와대의 주인이 됨은 물론이다. 팍팍한 삶을 참고 살아온 국민들의 머리속에는 절체절명으로'먹고사는 문제'가 자리한지 너무 오래됐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번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실효성 있는 경기부양책으로 채워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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