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인에 애국충절·탐구정신 흐른다"
"충청인에 애국충절·탐구정신 흐른다"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2.09.2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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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 김갑동 교수
대전대학교 김갑동 교수(55·역사문화학과)가 최근 펴낸 '충청의 얼을 찾아서'(서경문화사 발행)를 읽으면 한국사 전체가 보인다. 김 교수는 대전·충남의 문화재와 역사인물을 한국사의 전체적 흐름 속에서 파악했다.

그는 "15년 전 고향인 대전의 대학으로 옮겨 오면서 항상 고향의 역사를 정리하고 싶었다"면서 "선사시대부터 4·19혁명 등 최근세사까지 대전·충남권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국사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책은 지역사를 다루면서 한국 역사 전반을 훑었다는 느낌이다. 일반인은 물론, 학생들이 한국사를 익히는데 유익하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유적지와 충청권 역사적 인물을 통해 한국사를 개관할 수 있어 친숙하다.

대전 노은동에 1997년 월드컵경기장을 지으면서 신석기 유적지가 발견됐다. 빗살무늬토기가 나오고 탄화된 도토리 열매와 갈대 씨앗이 발견됐다. 식량 채집 및 수렵 단계의 구석기시대에서 농경사회로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95년 서울대 조사단은 천안 북면 운용리의 위례산 일대를 발굴했다. 백제 삼족(三足)토기 와 고구려 계통의 말 모양 토우(土偶)가 나왔다. 이곳은 삼국유사에서 백제 온조가 첫 도읍을 정한 위례성으로 지목되는 곳이다.

이후 4세기 말까지 올라가는 백제토기가 발견되긴 했으나 아직 기원 전후의 도읍지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온조가 어머니 소서노를 모시고 고구려로부터 남하하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서술돼 있다.

김 교수는 "역사 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을 수록했다"면서 "독자가 글로만 느끼지 말고 가까운 유적들을 찾아가 생생한 감동을 느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려사 연구로 고려대에서 박사학위을 받은 그는 '태조 왕건', '고려의 후삼국 통일과 후백제' 등 많은 저서를 냈다. 이번 책에선 태조 왕건을 도와 고려를 세운 복지겸과 박술희에 대한 서술이 눈에 띈다.

이들은 같은 지역(당진시 면천면)출신이다. 복지겸은 고려 초기 모반사건을 진압하는 데 왕건에게 큰 도움을 줬고, 박술희는 태자(혜종)의 뒷일을 부탁할 정도로 믿는 심복이었다.

조선 후기에 충청지역은 학문의 중심지였다. 김 교수는 "당시 성리학계를 이끌었던 송시열·윤증·이간·한원진·김정희 같은 대학자가 모두 충남에서 배출됐다"고 했다.

그는 노론과 소론(송시열·윤증), 호론과 낙론(한원진·이간)으로 나뉘어 대립을 보이기도 했지만 조선사회는 이같은 과정을 거쳐 한층 정신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충남이 김좌진·윤봉길·한용운·유관순 등을 배출한 충절의 고장인 동시에 탐구정신이 용솟음 치는 곳임을 보여준다. 그는 이런 탐구정신이 대전의 대덕밸리와 과학벨트를 실현시켰고 최근 행정복합도시 세종시 건설로 귀결됐다고 했다.

김 교수는 "대전·충청인에 흐르는 정신의 요체는 애국충절과 함께 탐구하고 화합해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적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의 신간 '충청의 얼을 찾아서'에서 그 실체를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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