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 또 다시 태풍이 지나가고 하늘은 청명한 얼굴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비바람에 요동치던 땅 위의 모든 생명들은 햇살에 무르익어가는 중입니다. 한 순간 일상을 휘저어 놓은 얄궂은 태풍이었지만, 그래서 주변을 살펴보게 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가까운 가족부터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사람들까지도 안부가 궁금해 전화기를 들게 했으니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안부를 물으며 차가운 가슴의 온도계를 1℃ 높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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