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월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9.12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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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오세영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고개를 들면
벌써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
태양은 황도에서 이미 기울었는데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
코스모스 피어나듯 9월은
그렇게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

◈ 아스팔트가 생기면서 코스모스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가녀린 것이 딱딱한 도시에선 버티기 힘들었나 봅니다. 아직 흙내음 품고 있는 시골길에서나 엷여진 햇살을 품고 하늘하늘 피어납니다. 햇살 자락 환하게 드리우고 지나온 시간의 통로처럼 길을 내어줍니다. 한적한 모퉁이를 돌 듯 꽃으로 손�!求� 코스모스. 긴 기다림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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