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쉰들러 리스트'를 기다린다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를 기다린다
  • 박상옥 <다정갤러리대표·시인>
  • 승인 2012.08.2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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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상옥 <다정갤러리대표·시인>

너무나 유명해서 누구나 알고 있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점령한 폴란드의 어느 마을에 성공을 추구하는 기회주의자 쉰들러가 유태인이 경영하는 그릇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사업상 수완을 발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쉰들러는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나찌 당원이 되고 독일군에게 뇌물을 바치는 등의 방법을 쓰면서 돈을 번다. 그리고 자신이 고용한 유태인 회계사인 스턴과 친분을 맺으면서 더 막대한 돈을 벌지만, 유태인 학살에 대한 양심의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죽음의 수용소로 끌려갈 유태인들을 구해내기로 결심하면서 쉰들러는 사람숫자대로 뇌물(돈)을 주고, 회계사 스턴과 함께 죽음에서 구원할 명단, 쉰들러 리스트를 만들어 마침내 1100명의 유태인을 구해낸다.

히틀러가 유태인 인종차별의 것을 넘어서 인종말살정책을 실현하는 행태를 보였다면, 일본도 우리 주권을 빼앗고 통치를 감행함에 있어서, 남자는 억울한 강제징용 여자는 치욕적인 성노예로 인권을 유린했다. 유태인이 얼마나 왜, 그렇게 많이 억울하게 살생 되었는가 하는 세계인식을 이끌어 낸 공로는 '쉰들러 리스트'같은 영화의 공로가 크다.

그런데 유대인 학살 주제의 영화는 많고도 다양한데 비하여, 어찌하여 일본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위안부를 소재로 만든 영화는 아직 없는지 모르겠다.

이는, 우리가 분노만 할 줄 알았지 구체적으로 세계인의 호응과 인식변화를 이끌어 낼 노력이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

싸움에 있어 편이 많으면 유리한 것이 국제사회인식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세계의 인식 앞에 스스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일본을 몰아가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 중 한 방편으로 위안부를 주제로 한 세계적인 명화를 탄생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야만 너무나 많은 증거와 증언의 자료에도 불구하고 하시모토 도루 일본 오사카 시장이 21일 <위안부가 군에게 폭행 협박을 받아 강제로 끌려갔다는 증거는 없다>며 만약 있다면 한국이 내놔야 한다고 한, 망언을 다시는 영영 못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부끄럽지만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현실도피에 있다. 영화를 보는 2시간 동안은 영화에 몰입하여 잠시 현실의 복잡한 숙제들을 놓는데 있다. 조명이 꺼지고 캄캄한 가운데, 앉아서 기다리는 그 짧은 잠시의 기대감이나 설레임은 때로 아찔하다.

줄거리를 따라서 냉정하게 범인을 추적하기도 하고, 화면이 보여주는 박진감에 정신이 팔리거나, 달콤한 사랑과 갈등에 어느 순간 눈물도 흘리면서 잠시 자신을 잊어버린다.

내가 영화를 즐겁게 보려는 노력은, 철저히 주인공이고 싶어 하면서 감독의 메시지에 파고드는 거다. 그리하여 내가 주인공과 같은 입장으로 100% 공감이 가면 명화이고 아니면, 작품성이 떨어진다거나, 내용이 시사 하는 바가 없다며 폄하하기도 하니, 내가 즐기는 영화감상은 때로 편견이 있을 수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지만 일반적인 영화팬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스필버그 감독은 유태인 대학살을 공론화하는 데 기여한 이 영화로 98년 9월 10일 로만헤르초크 독일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독일 최고의 명예인-십자훈장을 받았다. 독일은 자신들 역사의 부끄러움을 알린 미국감독에게 독일 최고의 명예인 십자훈장을 수여함으로서 자신들 잘못을 인정했다.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고 나면 '독도'를 소재로 한 영화인들 못 만들 이유가 없다. 첫발이 중요하다. 세계인이 공감하는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영화를 간절히 기다리는 이유, 대한민국엔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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