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심층수는 짜지 않다
해양심층수는 짜지 않다
  • 송주현 <일신여고·미래과학연구원 운영위원>
  • 승인 2012.08.22 2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
송주현 <일신여고·미래과학연구원 운영위원>

언젠가 수업시간에 해양심층수라는 말이 나왔을 때 한 학생에게 "저도 해양심층수를 마셔 보았는데 물맛이 좋던데요? 그런데요 선생님, 해양심층수도 바닷물인데 왜 짜지 않나요?"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다른 대부분의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해양심층수는 짜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 당시 TV나 인터넷 광고에 마린보이 박태환을 내세워 해양심층수 광고가 한참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학생들은 시판 중인 해양심층수가 바다 속에서 끌어올려 아무 처리 없이 판매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바닷속 깊은 1000m 이상의 깊은 곳에는 짜지 않은 해수가 존재한다고 믿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입니다.

해양심층수는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이상의 깊은 곳에 존재하여 유기물이나 병원균 등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연중 안정된 저온(2℃ 이하)을 유지하고 있으며 해양식물의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장기간 숙성된 해수자원입니다. 즉, 해양 심층수는 저온성, 청정성, 안정성, 부영양성, 숙성성 등의 특징을 가진 유용한 해양자원이며,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물질 순환계 중에서 생성되어 해수로서 재생 및 순환되는 막대한 청정자원 입니다.

또한 해류와 연관된 의미로는 그린랜드나 북극, 남극 주변 수역에서 발원하여 조류에 의해 4000년을 주기로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을 순환하는 해수입니다. 표층수에서 침강되는 유기물은 해저로 내려가면서 해수 중에 용해됩니다. 대기와의 접촉이 없어 세균이나 병원균이 거의 없고 저온이 그대로 유지되며 각종 미네랄과 영양 염류가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오랜 세월 동안 보존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속초와 고성에서 해양심층수를 그림과 같은 방법으로 취수하여 반투막을 이용한 역삼투압장치로 탈염 처리 후, 농축수에서는 소금도 숙성하여 얻고, 탈염 처리된 심층수에 미네랄 농축수를 배합하여 해양심층수를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심층수는 일반 표층의 생수에 비해 미네랄이 훨씬 풍부합니다.

해양심층수를 취수하여 개발하는 것이 가능한 국가는 현재 미국, 일본, 노르웨이, 대만, 대한민국 5개국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한 동해지역에서만 개발할 수 있습니다. 서해는 평균수심이 44m로 전 지역이 경사가 완만한 대륙붕입니다. 남해는 서해보다는 깊으나, 대부분이 수심 200m 이내인 대륙붕이며 남쪽으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집니다.

동해의 평균수심은 약 1,684m이며 깊은 곳은 4,000m가 넘습니다. 동해는 해안에서부터 경사가 급해지면서 해안에서 7km 거리에 수심 500m 이상이 됩니다. 해수 1kg에 녹아있는 염류의 양을 g 단위로 나타낸 것을 염분이라고 하며, 단위는 천분율인 ‰(퍼밀)을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전기전도도법으로 측정하여 염분의 단위를 psu(practical salinity unit)로 사용합니다. 측정법에 따라 단위만 다를 뿐 35‰와 35psu는 거의 같은 값을 나타냅니다. 전 세계 바다의 평균염분은 약 35psu입니다. 그러나 표층 염분은 장소와 계절에 따라 달라집니다. 염분은 그 지역의 강수량과 증발량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우리나라 부근 바다의 염분은 강수량이 많은 여름철이 겨울철보다 낮고, 강물의 유입이 많은 서해가 동해보다 낮습니다. 여름철 동해의 표층 염분은 약 33psu이고 겨울철은 약 34psu입니다. 500m 깊이에서 취수하는 심층수의 염분은 계절과 관계없이 약 35psu입니다.

따라서 본래의 심층수에는 1kg에는 35g의 염분이 들어있고 35g중 약 77.39%인 27.09g은 염화나트륨, 10.91%인 3.82g은 염화마그네슘입니다.

결론은, 해양심층수는 본래는 짠데, 탈염 처리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우리는 깨끗한 생수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