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바로 좋은 공무원이다
그대가 바로 좋은 공무원이다
  • 김기원 <충북도문화재연구원 사무국장>
  • 승인 2012.08.0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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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기원 <충북도문화재연구원 사무국장>

지금 한창 공직의 단맛 쓴맛을 보고 있을 새내기 공무원에게 묻는다. 동시에 일과 승진 사이에서 성취와 좌절을 거듭하며 오늘도 공직 현장에서 고뇌하고 땀 흘리는 공직 프로들에게 묻는다.

지각·조퇴·결근 없이 성실하면 좋은 공무원인가? 법대로 원칙대로 하면 좋은 공무원인가? 대쪽같이 청빈하면 좋은 공무원인가 상 많이 받고 승진 잘하면 좋은 공무원인가? 상사의 비위를 잘 맞추고 동료들 사이에 인기가 좋으면 좋은 공무원인가? 매스컴 잘 타고 지역의 유력인사를 잘 활용하면 좋은 공무원인가?

얼핏 보면 질문 하나 하나가 다 좋은 공무원이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그럼 진정 좋은 공무원의 전형은 무엇일까 다음 3가지 요소를 고려해 재단해 보자.

첫째 공무원도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인간적인 측면에서 좋은 사람인가가 매우 중요한 잣대다. 무결점 인간이 존재하지 않듯이 무결점 공무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도 희로애락이 있어 근무에 영향을 받으며 개성과 가치관을 존중받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그런 가운데 성실하고 청렴하며 측은지심이 몸에 배인 그러면서 위트와 해학의 문화마인드가 있으면 일단 좋은 공무원의 기본은 갖췄다 할 것이다.

둘째 공무원도 직업인이다. 그러므로 직업인으로서 덕목도 중요한 잣대다. 그들 역시 성과급도 많이 받고 때맞춰 승진도 하면서 직장에서 진화와 성취를 꿈꾼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직무에 대한 전문지식과 비전을 갖고 있으며, 상·하·동료 간 소통과 협업을 잘 하며, 조직의 가치창출에 기여하는 공무원이 좋은 공무원이다. 아무리 개인의 인품이 훌륭하다 해도 직무에 서툰 무능한 공무원과 요령에 능한 정치꾼 같은 공무원을 결코 좋은 공무원이라 하지 않는다.

셋째 공무원도 공인이다. 따라서 공익창출과 공인의식을 어떻게 발현하는가도 중요한 잣대다. 그러므로 지역의 갈등관리를 잘하는 공무원, 기업유치나 일자리 창출을 잘하는 공무원, 지역의 자원을 극대화 하는 아이디어가 풍부한 공무원이 좋은 공무원이다. 아무리 인간성이 좋고 직무에 해박하다 하더라도 지역의 갈등치유에 무능하거나, 지역자원을 사장시키거나, 향부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공무원에게 좋은 공무원이라는 면류관을 씌워 주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제갈공명도 다 소화해내지 못할 많은 덕목들을 나열해 놓아 미안하다. 보수에 비해 공·사 생활에서 높은 도덕성과 헌신성을 요구받는 당신들! 산불이 나거나 폭설이 내리거나 구제역이 창궐하면 제일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다치고 부러지고 심지어 죽기까지 하는 당신들, 그럼에도 때론 늦장 대응했다고 욕까지 먹는 당신들이기에 더욱 미안하다.

인간이며, 직업인이며, 공인인 당신들이여! 그렇다고 의기소침하거나 고민하지 마시라. 이 모든 것을 다 갖추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공무원으로서 카르마를 갖고 열정적으로 지역과 주민을 위해 헌신하는 이, 그가 바로 이 시대에 좋은 공무원이다.

오늘도 공직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완수하고 있는 그대들! 좋은 공무원은 바로 여러분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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