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노믹스(Culturenomics)의 주체는 우리
컬처 노믹스(Culturenomics)의 주체는 우리
  • 신철연 <청주시 건축디자인과장>
  • 승인 2012.07.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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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신철연 <청주시 건축디자인과장>

컬처노믹스는 문화(Culture)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다. 시대의 흐름에 조금씩 변하고 있는데 그 개념은 1990년대에는 해당국가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현지인을 고용하거나 현지 브랜드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극적 의미에서 2000년대에는 문화와 산업의 창조적 융합, 문화의 상품화, 문화를 통한 창의적 차별화로 고(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컬처노믹스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스페인 빌바오다. 스페인의 빌바오는 원래 공업지역으로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었지만 도시의 생산성이 부족해 공업단지가 전부 다 문을 닫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러자 당시 빌바오의 시장이 고민 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문화와 예술을 특화시켜 경제적인 효과를 노리는 컬처노믹스 정책을 폈다.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기구를 설립해 구겐하임 미술관을 개관하고 아반도이바라 지구 수변을 재개발해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구겐하임 주변은 복합용도로 개발, 도시경제를 회복시키고자 했다.

당시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미술관 유치뿐 아니라 도시경제와 주민의 삶의 재생에 기여코자 했고, 건물만이 아닌 편익시설에 해당하는 보행로, 교량 등 각종 공공시설물에까지도 예술문화의 테마를 반영한 수준 높은 공공디자인을 선보였다.

일본 구마모토의 아트폴리스, 런던시청과 런던 타워브리지 등에서 보는 것처럼 어떤 유형물에 우리가 뭔가 조금 더 생각하고 거기에 질과 창의성이라는 것을 집어넣으면 그것이 갖고 있는 본래의 가치보다 플러스알파의 가치를 준 것처럼 공공디자인은 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것처럼 그간 숨겨져 있던 고유한 우리의 정체성을 일깨워 새롭게 선보이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공공디자인 대상은 단순 공공건물만이 아닌, 주변을 형성하고 있는 전주, 가판대, 공중전화부스, 버스승강장, 휴지통, 벤치, 가로등, 도로, 교량 등의 공공시설물과 광장, 하천, 운동장 등의 공공 공간, 광고물 같은 시각매체들까지 포함하고 있다.

하찮은 휴지통도 친근감 있게 정비하고, 벤치는 안락하고 내구적인 의자로 바꿀 뿐만 아니라, 위압감을 주는 콘크리트 옹벽은 시각적 안정감을 주는 녹화벽면으로 조성하면 된다.

휑하고 썰렁한 광장은 모든 시민이 애용하는 교감의 장으로 변모시키고, 아울러 볼라드, 인도, 자전거 보관대 등 모든 가로시설물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가꿔 나갈 때 명품도시로서의 가치가 실현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 정체성을 살린 유형적 모델을 바탕으로 주변을 형성하고 있는 도시 시설물이 모여 도시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을 안다면 공공시설물을 관리하는 우리야 말로 컬처노믹스의 주체이고, 컬처노믹스의 성공여부는 우리의 노력과 마음가짐에 달려있는 건 아닌지.

분명 우리주변에도 역사의 숨결이 살아 남아있는 원석들은 많다. 이제 청원과 청주가 하나가 되어 새롭게 출발해야 할 시점에서 천혜의 자연과 정체성이 담긴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창의성이 가미된 공공디자인을 활성화시켜 세계 속의 청주로 우뚝 설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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