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기 원리
음주측정기 원리
  • 조기영 <미래과학연구원 운영위원>
  • 승인 2012.07.24 2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조기영 <미래과학연구원 운영위원>

혈중알코올농도(Blood Alcohol Content, BAC)는 혈액 속의 알코올의 농도 퍼센티지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술의 구성 물질인 물과 에탄올은 모두 소화 과정이 필요 없으므로 위와 소장에서 바로 혈액으로 흡수됩니다. 알코올 성분은 세포 속의 물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해서 Na+와 K+의 농도를 변화시키고, 이 때문에 술을 마시면 갈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음주운전의 가장 큰 문제는 운전조작능력을 갖춘 중추신경계가 알코올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술을 마시면 대뇌의 가장 원시적인 부분인 망상활성화 체계상에 억제효과를 가져오고, 대뇌피질이 영향을 받아 통제력을 상실하여 사고와 판단이 흐려지고 운전기능의 장애를 받습니다.

요즈음 운전자들에 대한 경찰의 음주 단속이 심해지면서 '혈중알코올농도'란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일정 부피의 혈액에 포함된 에탄올의 질량으로 표현됩니다.

예를 들어 혈중알코올농도가 0.05라고 하면, 이것은 혈액 100mL 안에 에탄올 0.05g이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같은 양의 술을 마셨다고 해서 모두 같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이 뚱뚱한지 홀쭉한지, 여성인지 남성인지, 그리고 천천히 마시는지빨리 마시는지와 관련이 있지요.

음주 운전은 교통사고의 요인입니다. 운전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것은 대뇌 속의 혈관에 흐르고 있는 혈액에 녹아있는 알코올의 농도입니다. 그러나 대뇌 속의 혈액을 채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팔과 같은 신체 일부에서 혈액을 채취합니다. 하지만 혈액채취로 측정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므로, 통상적으로 호흡 중의 알코올농도로 대신 측정합니다.

그렇다면 음주 측정기의 원리는 어떤 것일까요? 계산기크기만 한 전기 화학적 측정 장치(electrochemical screening instruments)는 숨을 불어넣게 되어 있고, 이 숨 속에 들어 있는 에탄올의 산화 반응을 이용하여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해 냅니다. 알코올은 산화되어 알데히드, 다시 산화되어 아세트산, 다시 산화되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됩니다.

음주 운전자가 숨을 불어넣으면 에탄올을 함유한 이 숨은 백금 전극으로 가는데, 여기에서 에탄올이 아세트산으로 산화되고, 다시 이산화탄소로 산화됩니다. 이때 산화 반응으로 인해 전자가 생기는데, 이 전자의 흐름으로 전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발생하는 전류의 양은 기계 안의 장치로 숫자화 되며, 이 숫자는 그 음주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나타냅니다. 이 과정은 총 20초 정도가 걸리고, 정화는 공기 중에서 이루어집니다.

술을 마시면 체내로 들어간 알코올의 90%는 위와 소장에서 흡수되고, 혈액을 따라 폐로 들어가 호흡과 함께 배출됩니다. 음주 측정기에서 측정하는 것은 사실 호흡 속에 있는 알코올 농도입니다. 그런데 왜 진짜 혈액을 뽑는 것도 아니면서 혈중알코올농도라고 하는 것일까요?

혈액은 폐를 돌면서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냅니다. 알코올 가스도 혈액에서 폐로 빠져나갑니다. 음주 측정기는 호흡 속의 알코올 가스를 측정해 이를 혈중알코올농도로 계산해주는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