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라이프>"꿈·생명이야기 흙으로 전하고파"
<여성&라이프>"꿈·생명이야기 흙으로 전하고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7.24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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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회화도자작가
몽한적이고 여성적인 색채 담아 작가의 이야기 전달

남다른 장르 도전… 관객들에 작품성 인정 받고 싶다

하나의 캔버스 속에서 도자와 회화가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동양적이면서도 서양적인 요소가 어우러져 동화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입체와 평면의 배치로 회화도자의 새로운 장르를 추구하는 김혜경 작가가 한국공예관에서 25일부터 8월 12일까지 '흙으로 빚어지는 꿈과 생명이야기'가 펼쳐진다.

2012 충북 작가초대전으로 열리는 이 전시는 김혜경 작가의 두번째 개인전이다. 꿈과 생명이라는 전시 주제처럼 이번 작품은 모태적 여성성을 보여준다.

"모든 생명체들이 그렇듯이 우리는 자연 속에서 탄생해 그 속에서 다른 생명들가 어울리며 살아가잖아요. 이 생명의 본질은 바로 흙이라고 봅니다. 흙을 통해 생명이 자라나죠."

진천에 집을 짓고 공방을 차린 김 작가는 자연 속에 묻혀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적 드문 산길을 따라 아담하게 자리한 작업실겸 살림집은 작은 정원, 그 자체다. 그래서일까, 작업은 자연이 주류를 이룬다.

작품을 보면 몽환적이고 극히 여성적인 색채가 담겨있다. 씨앗이 지닌 생명과 여인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은 자연의 일부임을 작품 속에서 느낄 수 있다. 자연에 대해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전시 주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사실상 제 두번째 개인전이예요. 꿈이 첫 전시 주제였다면 이번에는 생명으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작가로서 여성의 한계를 느끼기도 하지만 남이 하지 않는 장르에 도전한다는 데 위안을 갖습니다.

김 작가는 회화에 도자를 접목해 회화도자를 추구하고 있다. 회화를 바탕으로 도자를 입체적으로 돌출시키며 자기만의 예술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두배가 힘들어요. 스케치 한 다음 도자로 구운 뒤에야 배경 회화를 그려질 수 있어서 작업 과정이 힘들어요. 도자가 구워져도 처음 스케치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나오다보니 새롭게 작업해야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전시를 앞두고선 자다가도 스케치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걱정 탓인지 집중된 생각이 분출되면 다양한 작품상이 떠올라 무사히 전시를 열 수 있었어요."

작품 전시장은 봄이 내려앉은 듯 화사하다. 화사함을 걷어내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회화와 도자가 한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색상이 먼저 눈에 들어오니 작품에 대한 고민도 크다. "내 작품을 보고 이쁘다고 하시는 분이 많아요. 이쁘다는 것은 작품성과는 조금 거리가 먼 것이라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관객들의 전시 평가를 보고 예술적 요소를 찾기위해 더 작품을 매진할 생각입니다."

김 작가는 소녀적 감성을 뛰어넘는 것이 작가로서의 과제라고 말한다. 회화도자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고, 남이 하지 않는 분야인 만큼 작품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것만큼이나 여성이라는 인식을 뛰어넘어 예술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다.

김 작가는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도록에 글도 담았다. 투명한 수채화처럼 순수한 김 작가. 여성이 꿈꾸는 가까운 미래를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혜경 작가는 충북대학원 미술과를 졸업하고 현재 도예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진천에서 그린공방을 운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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