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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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7.18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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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그래도 사랑해야 합니다
김훈일 신부 초중성당

1997년 마더테레사 수녀님이 선종하셨을 때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죽을 애도했다.

짓물러 터진 나병환자의 손에 입 맞추며 악취 나는 그들의 몸을 씻어 주고 죽어가는 에이즈환자를 끌어 안아주며 끊임없이 자기를 내어주는 자기희생, 그칠 줄 몰랐던 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그 사랑이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수녀님에게 가난하고 질병에 죽어가는 이웃은 섬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의 실천이 마냥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교회의 오해를 사기도 했고 많은 반대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수녀님의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수녀님께서 남겨주신 '그래도 사랑해야 합니다'라는 글은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세상 사람들은 몰이해하고 비합리적이며 이기적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그들을 사랑하여야 합니다.

당신이 좋은 일을 할 때에 사람들은 당신에게 손가락질하며, 자기의 유익을 위한 것이며, 불순한 동기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도 당신은 좋은 일을 하여야 합니다.

당신이 성공을 하면 당신에게 작고 큰 적이 생깁니다.

그래도 당신은 성공을 하여야 합니다.

당신의 선행이 내일이면 사람들에게 잊혀집니다.

그래도 당신은 선행을 하여야 합니다.

당신이 정직하고 솔직하면 사람들이 당신을 싫어합니다.

그래도 당신은 정직하고 솔직하여야 합니다.

당신이 오랫동안 공들여서 세워놓은 것이 밤사이에 무너집니다.

그래도 당신은 참을성을 가지고 세워야 합니다.

당신이 사람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면 그들은 당신에게 불평하고 공격을 합니다.

그래도 당신은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당신이 세상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면 당신은 발로 채이고 이로 물립니다.

그래도 당신은 세상을 위하여 당신의 가장 좋은 것을 주어야 합니다.

요즘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수많은 언론들은 나름대로의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들의 의도가 무엇일까.

앞으로 동북아시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남한의 적화통일을 위해서 무시무시한 무기를 만들었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신의 권력을 미국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그런다고 한다.

빈약한 정보에 기대서 횡설수설하는 언론들의 모습과 이것에 현혹되어 마치 북한을 악마들의 집단으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참으로 안쓰럽다.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지난 90년대 말 북한에서 최소 150만명의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고 하는 사실이다. 그들은 생존의 위협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되었냐고, 살기 위해서 강도질을 해야 되겠냐고 묻기만 한다면 그들에게 귀찮으니 그냥 죽으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칼을 들고 분노하는 그들에게 그 칼을 내려놓게 할 수 있는 힘은 끊임없이 지속되는 사랑의 실천에 있다. 마더테레사 수녀님은 특히 죽어가는 이웃들에게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고 도왔다. 그저 그들은 돕는 일 자체가 하느님의 사랑으로 여겼다. 그래도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그들에게 우리가 가진 가장 좋은 것을 줄 수 있는 사랑을 가져야 한다. 그것만이 한반도의 위기를 물리칠 유일한 희망이다. 이것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가져올 유일한 희망이다.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마더테레사 수녀님의 삶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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