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라이프>"여성, 생명존중운동 실천 노력해야"
<여성&라이프>"여성, 생명존중운동 실천 노력해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6.26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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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YWCA와 40년 외길 걸어온 신영희 사무총장
청주YWCA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신영희 사무총장(사진)이다.

1985년 사무총장에 취임해 26일 퇴임하기까지 신 총장은 청주YWCA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스무살 갓 넘은 나이에 청주YWCA와 인연을 맺고 40여년의 시간이 지났으니 감회 또한 남다르다.

"YWCA하고는 결혼 전부터 인연을 맺었어요. 당시에는 여성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는데 YWCA를 만나며 내가 할일이다 싶었죠. 그러다 결혼하고 80년대부터 자원활동을 시작했는데 벌써 퇴임이네요."

큰 키에 부드러우면서도 강단있는 리더십으로 40여년 한 길을 걸어온 신 총장은 청주YWCA의 역사가 지역 여성활동의 역사라고 말한다.

진보를 지향하면서 중립적 자세로 여성운동을 지원해온 Y의 활동은 여성들의 의식을 바꾸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밑거름이 되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Y본부도 있고 센터와 복지관, 생협도 운영하고 있지만, 처음 사무실을 개소했을 때는 책상 하나 놓을 자리 밖에 없었어요. 법인 전화 하나 놓는데도 얼마나 복잡했는지, 지금은 상상도 못할 거예요."

작게 시작했지만 Y청년클럽이 운영되면서 지역에 청소년 문화를 만들기도 했고, 노래교실, 기타교실, 에어로빅교실 등 다양한 여성 문화교육활동도 펼쳐왔다.

또 여성의 자립을 돕기위해 직업교육은 물론 어린이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돌아보면 참 많은 일을 했구나 싶어요.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일 욕심이 많아서라고 하지만, 일이 찾아왔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거예요. 시대가 여성을 필요로 하는데 여성활동을 담보해줄 단체로 저희 단체가 우선 순위에 꼽히다 보니 업무가 많아진거죠."

지난 기억을 들춰내며 감회가 새롭다는 신영희 총장. 하지만 책임자의 자리가 늘 버겁듯이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1997년 인력개발센터가 부도를 맞았을 땐 모든 일에서 물러나고 싶을 정도로 심적 고통도 받았다.

"부도를 맞았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경영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다 보니 압박감도 심했죠. 그러면서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믿음과 사명감 때문이었어요. 또 좋은 후배들이 파트너가 되어 준것도 Y가 지역에 자리매감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죠. 청주YWCA 사무총장을 아름답게 퇴임하는 것도 후배들의 신뢰와 제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모든 것을 후배들의 공으로 돌리며 미소짓는 신 총장의 얼굴에는 오랫동안 한 길을 걸어온 사람에게 찾을 수 있는 굳은 심지가 전해졌다.

실무에서는 손을 떼지만 회원으로 자원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신 총장은 Y가 앞으로 해야 할일로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참여하는 여성 운동을 통해 자기 중심을 버리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합니다. 17년전 시작한 생협활동이 지난해 '자연드림' 생협매장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생협운동은 바로 생명존중운동입니다. 여성의 삶 속에서 생명존중운동이 실천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역을 섬기는 것이죠."

충북여성포럼 대표이자, 충북시민재단 초대이사장인 신 총장은 퇴임 후 여성계와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일에 열정을 쏟을 계획이다.

축척된 경험과 공력으로 Y를 뛰어넘어 지역을 열어가는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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