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모 모시듯" 지역 어르신들에 사랑나눔
"내 부모 모시듯" 지역 어르신들에 사랑나눔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2.06.24 2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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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사직1동 박명애·김경희씨
청주 사직1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두 여사장이 지역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개최하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박명애 잔디식당 사장(57·사직동 254-14)은 지난 2003년부터 매년 200여만원을 들여 지역 노인 150여 명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부산에 있는 올해로 87세인 친정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으로 경로잔치를 연 게 벌써 10년째다.

26일 예정된 경로잔치를 위해 과일이며, 머리 고기, 떡 등을 준비하느라 박 대표의 하루는 짧다.

박 대표는 "가진 것도 없고, 줄 것도 없지만, 지금껏 손님들 덕분에 살고 있다는 생각에 친정 부모님에게 따뜻한 밥상 한 끼 차려드린다는 마음으로 경로잔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직동에서 또순이 아줌마로 불리는 박명애 사장은 어릴 적부터 '욕심부리지 마라', '베풀며 살아라'는 말을 부모님한테서 듣고 살았다.

고향인 부산을 떠나 청주에 정착한 뒤 지역 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지속해온 박 사장은 자신의 식당에서 경로잔치를 하기 전에는 청주중앙공원에서 3년 동아 무료 급식 봉사를 했다.

박 대표는 "식당에 오는 노인들을 보면 친정 엄마, 아버지 같다"며 "몸은 고단해도 마음이 부자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미가 식당을 운영하는 김경희 사장(48·사직1동 222-13)은 지난 5월부터 매월 둘째 주 토요일 65세 이상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노인 100여 명을 초청해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조실부모한 남편이 부모를 섬기는 마음으로 경로잔치를 열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김 사장은 거절하지 않았다.

매달 200여만 원의 돈이 지출되지만 김 사장 자신도 부모를 일찍 여의고 보니 부모가 자주 생각났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부모를 일찍 잃고 보니 어른들과 생활한 경험이 없어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손님들이 좋은 일 한다며 칭찬도 해주고 조언도 해줘 이젠 노인들이 좋아할 음식을 알아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열었던 경로잔치엔 직장생활을 하는 아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손수 음식을 나르기도 했다.

행사를 하기 2주 전부터 음식 준비에 설레인다는 김 사장은 "음식을 드시고 나가면서 어르신들이 손을 꼭 잡아주며 고맙다는 말을 할 때면 피곤함도 사라진다"며 "남편은 추운 겨울에는 무슨 음식을 대접해야 할지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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