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이 그리워지는 시기 '장마'
커피향이 그리워지는 시기 '장마'
  • 김민주 교사 (충북과학고)
  • 승인 2012.06.2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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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김민주 교사 (충북과학고)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4계절이 나타나 1년 내내 기후가 비슷한 곳보다 삶의 재미가 많은 곳이다.

1년을 단지 달력의 숫자가 아닌 우리 몸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여름에는 여름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겨울에는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낭만으로 살아 갈 수 있으니 말이다. 필자처럼 비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시기인 장마기간이 다가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한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장마' 길 장(長)에 비를 뜻하는 마(?)의 한자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실제 장마의 한자는 '임우(林雨)'라는 표현이며 '장마'의 순수한 고유어는 '오란비'이다. '오란'이란 뜻은 '오래'의 의미의 한 자인 길 장(長)자와 '물'을 뜻하는 고유어인 '맣=물의 옛말'이 합쳐져서 오늘날 '장마'란 말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약 한달간 한반도의 북쪽과 남쪽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많은 비를 내리는 장마기간이 생기는 원인은 한반도 근처에 성질이 다른 두 개의 기단(공기덩어리)이 만나 정체전선을 만들기 때문이다.

대기대순환에 의해 만들어지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은 겨울 동안 하와이 방면으로 물러나 있다가 여름이 되면서 태양복사에너지가 북반구로 집중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점점 북상하게 된다.

6월말이 되면 한반도의 남쪽해상까지 진출하여 자신의 세력을 떨치기 시작한다. 그 전까지 한반도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이 번갈아 지나가고 있어 날씨의 변화가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6월이 되면서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이 점점 작아지며 북쪽지방의 기단중에서 새로운 강자인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세력을 성장하여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오호츠크해는 겨울동안 얼음으로 덮여 있다가 봄이 되면 녹기 시작하고, 시베리아대륙으로부터 눈 녹은 물이 흘러들기 때문에 대륙에 비해 10℃가까이 온도가 낮다. 이곳이 냉각되어 주변보다 기압이 높아지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형성되며, 이 기단 또한 해상에서 만들어지는 다습한 기단이다.

이 두기단이 서로 부딪혀 생기는 것이 장마전선(정체전선)이며 북태평양기단의 세력이 성장하면 북상, 오호츠크해 기단의 세력이 커지면 남하하게 된다. 장마전선은 7월이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성장으로 북쪽으로 올라가 더 이상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이후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지역적으로 차이가 조금 있지만 대략 1100~1400mm정도이며 이중 약 50%정도가 장마철에 집중되어 내리게 된다.

우리나라가 많은 곳에 댐을 지어 치수작업을 한 것도 이 때문이며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함도 있지만, 집중되는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기후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도 다양성을 인정하며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이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해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필자처럼 장마를 기다리는 사람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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