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꽃이 있기는 있었는데 여기
여린 바람에도 가들거리고
숨결 하나에도 떨리우고
생각만으로도 몸을 흔들던
꽃이 있기는 있었는데 여기
집을 비운 며칠 사이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꽃은
향기로만 남아 흐릿하게
눈물로만 남아 비릿하게
혼자 돌아온 나를 울리고
또 울린다
※ '마음은 이팔 청춘이다'라고 어른들은 말합니다. 시간은 숫자로 보태지며 참으로 멀리까지 데리고 왔는데도 마음은 아직도 젊은 한 때에 머물고 있습니다. 청춘의 강을 건너오는 동안 꽃은 화사하게 피어났고, 열정은 꽃빛처럼 강렬했기에 늘 그곳을 서성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지요. 꽃이, 꽃빛이 하루라도 남아있는 여기에서 추억을 곱게 묶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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