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라이프>"생활 속 예술로 대중에 더 가까이"
<여성&라이프>"생활 속 예술로 대중에 더 가까이"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6.12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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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그리는 섬유예술가 박정우씨
비단 위에 꽃이 그려진다. 부드러운 천 위에 그려진 꽃은 몽환적이다. 구상이면서 초현실적인 작품은 한없이 청초하고 투명하다.

화가로 출발해 30년전 천에 물들이는 작업을 시작한 박정우씨.

염색회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회화와 공예를 접목해 섬유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은 그녀만의 작품세계로 인정받고 있다.

"제 작업은 비단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입니다. 화지가 실크이고 물감이 염료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염색이지만 천연염색과는 달리, 염료가 실크에 스며들어 투명하면서도 신비로운 색깔로 채색됩니다."

꽃과 자연 등을 염색기법으로 표현한 박 작가의 염색화 작업은 그림도 아니고 염색도 아니다.

작품 공모가 있어도 출품할 분야가 없는 전혀 새로운 분야의 작업이다. 염색을 통한 회화적 작업은 자연의 생명 기운을 흡입하고, 대상에 자신의 생명에 대한 경험들을 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크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과정은 일반 회화보다 훨씬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됩니다. 또 회화처럼 덧칠 작업을 할 수 없어 작업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하지만 어려운 작업과정 못지 않게 경험할 수 없는 색의 신비를 표현하는 것이 염색화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그림 못지 않게 바느질을 좋아하는 박 작가는 물들인 천에 바느질 기법을 활용하여 생활 소품인 옷, 스카프, 넥타이, 쿠션, 가방 등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예술이 대중의 생활 공간에서 작품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예술과 일반인들의 괴리를 없애주는 것이 생활 속 그림이라고 봅니다. 생활 소품에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써 쉽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작업 중입니다. 생활 깊숙히 작품을 넣고 싶은 게 작가로의 욕심입니다."

복잡하고 힘든 작업 과정 때문인지 염색화 전문가가 없다. 색에 취해 염색화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중도포기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평생을 예술가로 활동했지만 염색화에선 동료도 없고 선·후배도 없어요. 누군가 배우고 싶다고 하면 무조건 가르쳐줍니다. 그런데 관심을 가졌다가도 과정이 힘들어선지 끝까지 전문가로 가지 못하더라구요.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해요."

환상적인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꿈을 안겨주는 그녀는 앞으로 디자인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염색화 작품을 디자인에 접목하고 싶어요. 좋은 디자이너의 작품 속에 제 그림이 부분적 예술작품으로 사용돼 세계 패션쇼에 선보이는게 꿈입니다. 그리고 서울 인사동과 제천 위주로 전시했던 작품을 가까운 시일 내에 청주 전시를 마련해 시민과 만나고 싶습니다."

강원대 미술대학교를 졸업하고 교직에 몸담았던 박정우 작가는 1996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 인사동과 고향 제천에서 꾸준히 전시회를 개최해왔다.

현재 고향인 제천 청풍호에서 박정우 염색 갤러리를 운영하며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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