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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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7.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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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여성주간
해마다 7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여성주간이다. 여성주간이란 여성 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남녀평등에 대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높이는 주간으로 1995년 12월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지정되어 올해로 11번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의무적으로 여성발전을 위해서 여성단체에 예산을 지원해서 여러 가지 행사를 벌이는데 올해도 청주시를 비롯한 각 시·군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나눔, 돌봄, 살림 여성과 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기념식을 비롯하여 여성영화제, 아동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를 위한 토론회, 평등부부 워크숍, 음악회, 각 종 특강 및 전시회 등 많은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행사 내용을 살펴보면 각 시·군별로 행사의 양과 질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청원, 보은, 영동, 옥천의 경우 기념식위주인데 비해 단양, 음성, 제천, 충주시의 경우에는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한 흔적이 보인다.

그 가운데서도 단양군의 여성 결혼 이민자 단양문화 기행과 성별 영향평가 교육 등이 돋보인다.

문제는 이렇게 다양한 행사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자발성과 활기가 부족한 느낌이다. 여성주간행사라면 전체 여성의 축제가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여성단체가 행사를 주관하면서 극히 일부분의 여성들이 제한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지 11살이 되는 여성주간의 존재마저 모르는 여성들이 너무나 많다. 또한 행사들이 대부분 낮시간에 배치되어 일하는 여성의 참여가 어려운 조건이다. 행사의 시간을 골고루 배정하여 주부에서부터 일하는 여성까지 소외됨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행사 내용들도 단순히 1회적으로 끝나는 이벤트성 행사보다 여성이 처해 있는 문제들을 이슈화시키고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가기 위한 행사가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800만이 넘은 비정규직 문제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비정규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은 저임금, 고용불안 등 경제적 빈곤을 겪고 있다.

여기에 한·미FTA가 체결된다면 여성노동자의 비정규직화와 빈곤화는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으며, 이미 절대 빈곤층을 이루고 있는 여성들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여성주간 행사에서 이런 여성들의 아픔과 문제에 대한 어떠한 언급과 접근도 이루어지지 않아, 현실과 동떨어진 여성 주간 행사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 그리고 그 속에서 또한 이중고통을 당하고 있는 장애여성, 농민, 빈곤여성들의 고통과 아픔을 껴안으며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여성 주간 행사들이 기획되고, 진행되었으면 한다.

또한 법이 보완되어 학교를 포함한 모든 공공기관에서 관련 행사를 하고 지원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일반 민간기업에서도 지자체와 협약을 통해서 모든 여성들이 여성 주간 행사에 참여 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그리고 남성들 역시 나눔, 돌봄, 살림의 주체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여성주간을 맞이하여 작은 행사나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면, 일부 여성 단체들과 관만의 여성주간이 아니라, 전체 여성들의 여성주간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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