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가장 빛나야 하는 이유(2)
5월이 가장 빛나야 하는 이유(2)
  • 박상옥 <다정갤러리 대표·시인>
  • 승인 2012.05.2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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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상옥 <다정갤러리 대표·시인>

다정 갤러리 5월은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재능계발과 건전한 청소년 문화를 육성하기 위한 '한마음 축제의' 사생대회 입상과 입선 작품들이다. 주제는 주로 '가정'이나 '효'로 했으나, 올해는 '가정'과 '학교폭력'을 주제로 실시되었다. 주제가 무엇이건 주제에 대한 경험과 밑바탕이 없으면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터인데, 나름대로 '폭력'이나 '가정'으로 표현된 작품을 들여다본다.

총 25점의 작품 중 9점이 '가정'을 주제로 한 그림이고 나머지는 '폭력'이 주제다. 시대적으로 학생들이 마음속 '가정'을 표현하기가 '폭력'을 표현하기보다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30-40년 전만해도 가정하면 반드시 조부 조모와 부모님을 떠올렸고 그 시대 우리들은 해마다 오월이면 학교에서 붉은 습자지로 카네이션을 만들었으며, 도화지 가득 조부조모님이나 부모님을 그렸다. 지금처럼 상상력을 발휘해 다양한 표현을 그려내진 못했어도 도화지에 코를 박고 한껏 진지했었던, 그날의 교실 분위기는 평소와 다르게 엄숙하기 까지 했었다.

'가정'이란 전시작품 중 조부조모님과 부모님을 함께 표현한 작품은 한 작품도 없으니, 대가족이 없어졌음을 반영하는 것일 테다. 내용에 있어서는 가족끼리 즐거운 여행을 추억하는. 자식 공부시키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 바다로 표현된 부모님(사랑)과 싱싱하고 자유로운 물고기로 표현된 자신. 창밖을 내다보는 가족들이 바퀴달린 집에 타고 있는. 꿈꾸는 나무나 부푸는 풍선으로 표현된 소녀 등 노랑. 그린. 주황. 분홍의 따스한 색상으로 '가정'을 표현했다.

하지만 '폭력'을 주제로 한 그림의 내용은 '행복학교 교문'을 나서면서 책가방을 내 던지고 담배를 피우는 여학생. 움켜쥔 주먹속의 아이와 면도칼. 시계 위에 묶여 있는 학생. 어둠을 배경으로 한 사람을 향해 쏟아지는 손가락들. 벼랑 끝에 내몰려 얼굴을 가린 학생과 그 학생을 향해 죽어! 죽어! 라고 외치는 입들. 유령들의 웃음과 목을 조르는 커다란 손. 어둠에 갇혀서 떨고 있는 학생을 향한 살벌한 눈빛들. 그리고 다양한 그림 속에서 소품으로 표현된 밧줄. 칼. 유령. 등, 주로 검은색과 회색으로 그려진. 검은색이 부정과 공격성을, 회색이 중립이거나 거부된 감정을 상징하는 색깔로 쓰였다고 보면, 폭력은 절대적으로 근절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빛나야 하는 오월의 색깔은 도대체 무슨 색일까. 그저 신록의 계절이라고 하기엔 '인간답게 살아야 할 가정'의 색깔은 푸르름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오월은 무지개 색이라 하자. 빛나는 색깔의 상징 7가지를 묶은 꿈의 색깔이라 하자. 그래야만 꿈을 이야기 하고 희망을 이야기 하면서 오월의 역사를 바르게 이어갈 것이 아닌가. 설령 폭력으로 비가 내려도 비가 멎은 다음에 찬란하게 피어날 무지개희망을 가져야 하니까. 이기적으로 혼자만의 색깔을 고집하며 불화하는 것이 아니라 일곱 색깔 무지개로 어울려 아픈 절망도 환희로 승화시켜야 하니까. 삶이란 힘들고 어렵고 두렵다 해서 피해 갈 수 없으니, 절망을 이겨내는 삶의 존재와 가치는 성숙해진 지혜와 보람이란 몫으로 주어질지니, 다양성을 인정하는 무지개색깔의 현란한 고통을 꼬옥 끌어안고, 너 나 없이 묵묵히 내일을 향하는 오월의 색깔인 것이다.

전국적으로 열리는 청소년 한마음 축제는 "미래의 꿈인 청소년들 축제로, 학업과 사회문제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전하게 다양한 재능을 살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해마다 5월이 가장 빛나는 이유는 사람답게 사는 것을 가르치며 살아가는 이유와 감사함을 되새기는, 삶의 근본인 '가정의 계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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