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라이프>"그리고, 말하고, 놀면서 마음의 상처 치유"
<여성&라이프>"그리고, 말하고, 놀면서 마음의 상처 치유"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5.15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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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치료사 박보결·이향미·안려원·최순복씨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마음을 치유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청주종합사회복지관 아동심리발달지원센터에서 상담치료를 맡고 있는 박보결, 이향미, 안려원, 최순복씨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힐링캠프'처럼 이들은 놀이와 미술과 언어라는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제도권 밖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씨앗을 키워주고 있다.

미술치료사인 안려원씨와 최순복씨는 그림을 통해 자기 표현과 내면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심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치유한다.

박보결씨는 놀이를 통해 상담치료를 맡고 있고, 이향미씨는 언어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치유한다.

모두 자기 분야에서 4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이들은 상담치료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만들고, 그리고, 말하고, 놀면서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자다.

안려원씨는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다. 발달장애 속에는 신체는 물론 정서적 장애까지도 포함된다"며 "요즘엔 연예인들이 장애 경험을 고백해 눈길을 끌기도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아직도 관심이 없다"고 사회 무관심을 들려줬다.

일부에 국한 된 사람들의 이야기 같지만 실제 발달장애를 겪는 사람은 해마다 늘고 있다. 이 곳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최순복씨는 "많은 이들이 장애를 겪고 있지만 상담 치료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개인이 치료받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 소외계층 중심으로 문화바우처 사업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사업이 소외계층에 중복 지원되어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체 치료보다 더 어려운 게 심리치료다. 감정의 변화가 심해 예민하게 접근해야 하는 만큼 이론과 실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박보결씨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보다 부모가 내 아이가 발달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정하기까지가 힘들지 인정하고 나면 치료 기간은 훨씬 수월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상담치료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담치료의 성공적인 종료를 위해선 관계 모색 또한 중요하다.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두배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순복씨는 "치료를 받는 아이와 선생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학부모와의 관계도 잘 맞아야 한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삼박자가 잘 맞춰져야 치유도 효과적이다"고 들려줬다.

언어 치료를 맡고 있는 이향미씨는 "맞벌이로 바쁘다 보니 아이들이 어른처럼 이야기 한다. 이는 아이의 정서나 인지, 사회성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하고 "언어에 곤란을 겪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조기 치료 서비스를 받아 정서적, 심리적 불안을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센터를 방문한 이들은 치유가 종료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 자리엔 또 다른 사람이 채워진다.

상담과 치료라는 관계가 어색한 거리두기로 남겨지지만, 일상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일의 보람을 느낀다.

안려원씨는 "최근 카카오톡에서 치료받은 아이의 소식을 접했다"면서 "올라온 사진을 보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 뿌듯했다"고 미소지었다.

사회기반 시설이나 기관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소외계층 이용자들만이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개방적 운영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쉼터처럼 찾아와 만남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박보결씨는 "공동체가 사라지면서 터 놓고 이야기 할 곳이 없다. 누구한테 물어도 속 시원하게 말해주지 못한다"면서 "치료에 앞서 예방적 차원의 도움을 받으려면 좀 더 개방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아무나 찾아와 이야기 나누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쉼터였으면 한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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