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동반성장
아름다운 동행, 동반성장
  • 이우종 <충북도 경제통상국장>
  • 승인 2012.05.1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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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우종 <충북도 경제통상국장>

철철이 옷을 갈아입는 한국의 자연은 경이롭다. 연두에서 초록으로, 노랑으로, 하양으로 순환되는 색들의 향연. 그저 보고만 있어도 심오한 철학과 섭리를 깨우친다. 그 중에서도 봄은 더욱 다감하게 다가온다. 싱그러움 사이로 여기저기 흩어 핀 산벚나무며 명자나무 꽃은 한폭의 파스텔화다. 초록 일변도의 여름이나 순백의 겨울에 비해 봄은 조화를 지향한다. 절대다수의 녹음 한 언저리에 소수의 노랑이나 연분홍을 포용하는 봄 산! 더불어 함께하는 삶은 역시 아름답다.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사회도 저 봄 산처럼 늘 아름답다면 얼마나 좋을까.

충북도는 기업현장의 상생을 목표로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반성장 추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간 공정거래질서 확립 등 10개 실천과제를 선정했다. 이어 19명의 민간위원으로 동반성장협의회를 구성·출범하고, 10개 대기업과 13개 중소기업이 함께 모여 동반성장 상생협약도 체결했다.

올해는 추진 2년차이다. 동반성장문화를 본격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5월17일에는 동반성장문화 확산을 위한 지역경제리더 초청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중앙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으로부터 정부정책 설명을 듣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표, 유관기관 등 각계각층의 패널토론을 통해 다양한 발전방안을 모색한다.

6월과 11월에는 동반성장협의회를 열고 동반상생협약을 확대하는 한편 동반자대회를 병행해 함께하는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를 갖는다. 수시로 기업현장을 찾고 협약체결 내용의 이행정도를 점검해 정책의 실효성도 높인다. 12월에는 대·중소기업 구매상담회를 개최해 기업의 매출신장을 지원한다. 유공자를 발굴·포상하고 우수사례집을 발간·배포함으로써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생경스럽던 SSM이란 용어가 언제부턴가 익숙해졌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영역 확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자주 듣게 되고, 중소사업자단체의 사업조정 신청도 심심찮게 제기된다. 이 모두가 간절한 상생의 욕구에서 비롯되는 사회현상이다. 하지만 상생은 어느 일방의 희생을 강요하거나 욕구충족 위주로만 초점을 맞춰서는 곤란하다. 조금씩 서로서로 양보하고 타협하고 조율하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다.

5월만 되면 단골로 등장하는 TV화면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피켓 높이 치켜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행렬, 머리띠 질끈 동여매고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쳐대는 전사, 기어이 폐업신고를 내고 눈물 글썽이며 회사 정문에 대못을 치는 사장…. 모두가 상생의 실패자들이다. 한 발짝만 뒤로 물러섰더라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점점 깊어가는 녹음을 타고 짙게 드리운다.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함께하는 충북은 모든 분야에서 상생의 가치를 추구한다. 도시와 농촌, 사업주와 고용자, 남녀와 노소를 막론하고 화합을 통해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도록 심혈을 쏟고 있다. 동반성장 분야도 단순히 제조업뿐만 아니라 호텔이나 병원 등 서비스업, 구매수요가 있는 공공기관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물론, 가야할 여정이 쉽지만은 않다. 이해가 상충되기도 하고, 마뜩잖게 기존의 관행을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부분부터 조율하면서 한걸음씩 맞춰 나간다면 상생의 시대는 반드시 올 것이요, 융합된 다수의 지혜가 모여 오히려 시너지효과도 창출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토록 미워하던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들도 풍랑이 휘몰아치는 배 안에서는 서로 맞잡아 위기를 극복했거늘, 우리는 그들처럼 철천지원수 사이도 아니지 않는가. 아름다운 동행, 동반성장의 대장정에 다함께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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