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명주 아름다워… 황금실크 생활화 되길"
"충북 명주 아름다워… 황금실크 생활화 되길"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4.24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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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궁중수의 작가 이래진씨
노란 봄빛이 부드러운 명주로 옮겨와 화사함을 더해주는 전시장이 있다.

'윤달에 만나는 충북의 명주'전이 열리는 청주시한국공예관이다. 이곳은 '한국의 선' 회원으로 활동 중인 이래진·정란·염숙희 작가가 황금누에실로 만든 다양한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 속에 눈길을 끄는 것은 염색하지 않고 황금빛이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황금 수의다. 전통궁중수의 작가 이래진씨(사진)의 이 작품은 황금빛은 노란 실을 뽑아내는 누에에게서 얻은 자연물 그대로다.

"누에 중에 흰 고치를 만드는 것도 있지만 돌연변이처럼 노란 고치를 만드는 누에도 있습니다. 노란 고치를 만드는 누에에게서 실을 뽑아 궁중에서 만드는 수의의 전통방식대로 명주로 황금수의를 만들었어요."

한복을 제작하고 지도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래진 작가는 전통복식을 연구하던 중 2008년 충북농업기술원잠사시험장과 인연이 닿으면서 천연 황금색 명주를 접했다. 하얀 명주는 많아도 천연의 노란 명주는 보기조차 어렵다. 그 귀한 황금실크로 왜 수의를 만들었을까?

"황금실크는 완전 천연이다 보니 빛에 약한 게 단점 때문이예요. 빛에 노출되면 쉽게 색이 바래서 일상 생활 옷으로는 만족도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수의제작에 눈을 돌렸어요. 하지만 이 역시 연구진들이 기술보완으로 극복해 소량이지만 일상복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잠사시험장 연구진의 도움으로 황금색 누에고치를 이용한 황금실크를 제작에 참여하면서 2009년 황금색 전통궁중수의를 처음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생산량이 적어 당시엔 수의 1벌을 제작했어요. 이번 전시회에는 10벌의 수의를 선보이는데 1년간 준비한 작업으로 모두 충북 지역의 국산 명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한 황금수의는 궁중의 품격에 맞게 문양도 용과 봉황, 사신도들로 그려져 있다. 황금이 주는 이미지속에 왕을 상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간소화 된 수의가 아니라 전통 그대로의 수의 복장은 버선, 습신, 오냥 등 소품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깃들여 있다.

"충북은 예전부터 명주로 유명했어요. 이런 이유 때문인지 황금색 누에고치를 이용한 황금실크를 국내 최초로 제작해 선보인 곳도 충북입니다. 값싼 중국산 명주가 판을 치지만 충북의 명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통해 관람객들이 명주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래진 작가는 서울무형문화재 제11호 침선장 박광훈 선생께 궁중 수의를 사사 받은 뒤 2010년 충북명장 섬유부문 제10-6호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직 부족한 생산량으로 대중화가 어렵지만 더 많은 연구와 제작으로 황금실크가 생활화되길 바란다"는 이 작가의 소박한 바람에서 빛 고운 명주를 본다.

이래진 작가는 현재 이주미전통복식원 대표, 충북공예조합이사, 한국기능선수회 충북지회 사무국장, 한국의 선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청주시한국공예관 제2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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