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책의 날을 맞아
세계 책의 날을 맞아
  • 김우영 <소설가>
  • 승인 2012.04.2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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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우영 <소설가>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世界冊), world book day'이다. 이는 1995년 국제연합총회에서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가 세계인의 독서증진을 위해서 결정한 날이다. 정식 명칭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다.

4월 23일로 정한 것은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까딸루니아 지방 축제일 '세인트 조지의 날(St. George's Day)'에서 유래되었다. 그리고 1616년 저 유명한 '돈키호테'의 저자 에스파니아 세르반테스와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 시인 겸 극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저자 셰익스피어가 동시에 사망한 날이 바로 이 날이어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네스코는 세계 책의 날 제정 후 전 세계에 독서와 출판업을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를 통해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는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기념일은 독서와 저술 및 이와 밀접히 연관된 저작권의 증진에 기여하는 한편, 책의 창조적, 산업적, 정책적, 국내적, 국제적 측면 등 다양한 면모를 끌어내는데 그 목적을 가지고 있다.

현재 책의 날 최초 기원국 에스파니아를 비롯해 프랑스, 노르웨이, 미국,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서 이 날을 기념하고 있다. 에스파니아에서는 책과 장미의 축제가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 날을 전후해 한 달간 부모들이 취침 전 자녀들에게 20분씩 책을 읽어 주는 '잠자리 독서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매년 중앙 정부와 전국 각 지방지치단체와 독서단체 등이 출판 관련 단체와 대형 서점들을 중심으로 책사진 공모전, 사랑의 책 보내기 운동, 도서관에 책 기증 캠페인, 책 전시회, 독서낭송회, 출판세미나 등 다양하게 행사를 갖는다.

이 같은 기념행사와는 달리 우리나라 독서 인구는 1인당 1.5권, 일본은 17권, 미국은 45권을 읽는다고 한다.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은 세르헨티나섬에 유배되어 있으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비롯하여 무려 8,000여권에 달하는 독서를 했다.

외국의 경우는 1백3명당 도서관이 12개가 있다 하는데 우리는 과연 얼마나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너무 책을 안 읽는 국민이다. 손에 잡히는 물질만능의 '시각문화' 가 '정신문화'를 경시하고 있다.

급변하는 문명산업 사회의 소산인 듯 하다. 환경이 세상을 만들고 그 세상이 사람을 물들게 한다는 말에 실감이 간다.

그렇다고 이렇게 세상 탓 만을 할 것인가? 아니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그 희열의 샘은 바로 고전 인문학에서 찾아야 한다. 요컨데 책 속으로 우리 모두는 들어가야 한다.

주옥같은 보석의 말 공장 공자(孔子)의 논어(論語), 중국 명말(明末)의 환초도인(還初道人) 홍자성(洪自誠)의 어록(語錄) 채근담(菜根譚), 바른 공인의 정도론을 쓴 정약용(丁若鏞)의 목민심서(牧民心書),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추적(秋適)이 금언(金言), 명구(名句)를 모아 놓은 명심보감(明心寶鑑) 등을 만나보자.

그리고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에 빠지고 미당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울어도 보며, 러시아의 모스코바 강가의 톨스토이를 만나 보드카를 한 잔하고, 미국의 남부연안에서 헤밍웨이의 담배 파이프를 입에 물어보자. 또 영국의 국보급 자랑거리 세익스피어와 악수를 하고, 가까운 일본 도쿄 간다 진보쵸 책의 거리를 돌아보자.

이런 국내외의 좋은 책과 작가를 만나면 참다운 세상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정녕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이 보일 것이다. 그러노라면 우리 주변의 삶은 살맛나는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 질 것이다. 우리의 희망은 오로지 인문학시대의 효자손 '책'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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