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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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7.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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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서울독립국을 만들어라
이 시대에는 분권, 분산, 균형발전이 지상최대의 과제다. 그런데 서울과 수도권의 일부 인사들은 우선 서울이라도 세계적인 도시를 만들고, 수도권이라도 잘 살아야 다른 지역도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그뿐인가. 수도권은 생산성이 높고 세금을 많이 걷으며, 인구도 많으니, 수도권은 특별하고 특수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경기와 인천 역시 권력과 자본이 많은 서울과 동맹하여 특별한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동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때의 특별(特別)이라는 것은 특수가 아니라 특권(特權)이라는 의미다.

물론, 이러한 특권의식은 대다수의 서울·수도권 시민과는 상관이 없다. 하루하루를 고단하게 살며 그런 독점과 특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대중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공간이 또한 서울·수도권이다.

이처럼 밀집으로 인하여 생기는 교통, 환경, 주택, 교육 등의 고통을 서울의 대다수 대중들이 떠안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부유하며 법을 만들거나 권력을 장악한 일부의 특별한 사람들이 수도권이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방은 내적식민지(inner colony, 한 국가 내에서의 식민지) 상태다. 현재 수도권에는 인구의 46.6%, 자본의 67%, 공공기관의 84.8%, 제조업체의 57%, 100대기업 본사의 83.2%, 500대기업 본사의 91%, 제조업 고용기회의 46.6%가 집중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문수 경기지사는 '대수도권론'이라는 담론을 제출했다. 말인즉, 서울·경기·인천은 하나의 생존단위이므로 효율적인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 대수도권을 형성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것이 과연 국회의원이자 국가의 책임 있는 인사가 할 수 있는 소리인가. 그래도 한때는 운동권의 민주화 인사였다는 국회의원이, 망국적인 '대수도권론'이라는 해괴한 담론으로 서울·경기·인천 시민들을 선동하고 있으니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겠는가. 무엇이 국가를 위하는 길이고 무엇이 민족을 살리는 길인지 대강 알만한 인사가 그런 망상스런 기획을 했다는 소식은 비수도권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기에 너무나 충분하다.

소위 대수도권이란 "대한민국이 동북아 중심이 되려면 경기, 서울, 인천이 하나의 대수도권 개념으로 통합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논리다. 수도권의 발전이 다른 지역의 빈사상태(瀕死狀態)를 강제하는 현재의 국가구조로는 오히려 수도권을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수도권의 대다수 기층민중을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지름길이다.

서울이 무엇인가. 켜켜이 쌓인 봉건잔재를 안고 있는 곳이며, 일제의 마름노릇을 한 압제의 공간이며, 근대화의 모순을 잉태한 탐욕의 출발점이며, 분단과 외세의 정치적 중심이다. 오늘날 서울의 발전은 다른 지역의 눈물과 희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잊어버린 배은망덕한 일부 수도권 사람들은 처음부터 인간의 종류가 달랐던가.

이제 와서 수도권은 서울을 중심으로 뭉쳐서 독자적으로 살아야겠다고 한다면, 솔직히 잘 되었다.

민족이나 국가 전체보다 서울이 중요하다는 식이니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 서울공화국으로 분리하라. 이제 같은 국민으로 보기도 어렵고, 같은 민족이라고 하기도 싫다. 부디 독립해서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만의 길을 가라. 나머지 대한민국인들이 행복해지는 것은 오로지 그 길뿐이다. 일부 망국적인 인사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은 영광의 이름 대한민국의 품에 안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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