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벼랑끝 전술'… 빛바랜 대북포용 정책
北 미사일 발사 '벼랑끝 전술'… 빛바랜 대북포용 정책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7.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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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제사회 대북강경론 입지 강화… 동북아 군비증강 빌미 제공" 성명
   
▲  미국 CNN방송은 5일 새벽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 1기를 포함한 미사일 3기를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북한이 이날 새벽 4시께 첫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후 2시간여 동안 2기의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했다고 전했다.
대포동 2호 발사 실패… 美에 대한 영향력 축소로 6자회담 주도권 '요원'

북한이 5일 새벽 대포동 2호 미사일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 최소 6기의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시험발사 가능성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추측이 난무하던 가운데 북한이 결국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면서 각 국의 관심이 향후 파장 쪽으로 쏠리고 있다.

남북관계, 위기 맞을 것인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향후 남북관계다. 일관되게 대북 포용정책을 추구해 오던 한국 정부 입장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당황스러운 것은 당연하다.

한국 정부는 앞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과 관련, 사실 확인에 주력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이는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 정보를 바탕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남북관계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대북 포용정책을 견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AP통신은 앞서 남북이 6·15 공동선언 6돌을 맞아 '하나'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남북은 북한측의 제동으로 '통일열차' 운행이 불투명해지는 등 불안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당장 오는 11일부터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장관급회담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남북관계에서 한국 정부는 그동안 '양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이와 관련, 미국은 한국 정부가 '평화비용'을 지불해왔지만 북한에 투명성이나 상호주의 원칙 등을 요구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즉,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 정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주장.

그러나 한국 정부는 미국이 6자회담 재개와 관련,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미국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더욱 난처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북한이 이번 발사를 강행한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강경론의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킴은 물론 동북아 군비증강의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또 남북 관계에서도 "우리 국민의 대북정서를 악화시키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명치 못한 행위"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6자회담, 주도권은 누가.

현재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6자회담 재개 여부다. 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란 핵 문제에 집중돼 있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6자회담 쪽으로 돌리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가 미국에 즉각적인 군사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단지 북한의 '도발적 행동'으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6자회담 재개 과정에서 북한이 주도권을 잡지 못할 수도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미사일 능력'에 의문이 제기됐으므로 미국에 대한 북한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한 차석대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토퍼 힐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북한에 초대하겠다는 자국의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이후 나온 발언이라 관심이 집중된다.

그렇다면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면 6자회담을 재개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이유는 뭘까. 이는 6자회담과 관련,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더라도 맹방인 중국, 러시아가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하지 않고 자국이 잃을 것은 별로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강경한 발언과 달리 '이빨 빠진 호랑이' 처럼 대처해왔다. 그러므로 이번에도 지난 1998년 북한이 대포동 1호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처럼 관련 당사국들간 '거친 발언'이 오고가는 속에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 성명이 나오는 정도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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