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와 균형
견제와 균형
  • 혜성 주지스님 <진천 자재암>
  • 승인 2012.04.0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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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혜성 주지스님 <진천 자재암>

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꽃피는 4월에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가 웬 말이며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니 변덕스러운 날씨를 두고 원망을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서둘러 복구작업을 하고 다음 준비를 해야지.

요즘 19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간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는가 보다.

한쪽에서는 정권 심판론을 다른 한쪽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등등으로 표심잡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여·야 모두 정권을 잡아보기도 했고 정권을 넘겨주기도 한 경험이 있는 정당들이 아닌가.

정권을 잡았다 해도 국민을 실망시키고 실정을 하였다면 정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을 테고 그래도 실정보다 선정이 많았다면 재집권도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것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에게 맡겨 두는 것이 현명한 일이요.

다만, 정치판에 남아있는 고질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냈으면 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가장 큰 이슈라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나라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정·관계의 책임자들에게 바라는 국민의 여망은 무엇인가?

가장 큰 바람은 두 가지로 강한 책임 의식과 도덕성이라 하겠다.

권력의 중심부에 있다고 하여 책임을 질 수 없는 망발의 공약을 쏟아 낸다든지 과오를 범하고도 참회와 반성은커녕 엉뚱한 변명과 꼼수로 피해 가려 한다면 이는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요 국민 앞에 설 자격을 상실한 사람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물은 항상 막힘없이 유유히 흘러야 한다. 막힌 곳이 있으면 터주어야 하고 넘치는 부분을 돌려주어야 하며 부족한 곳에는 급수를 해야 되는 것처럼 잘못된 길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견제라는 방편으로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며 차고 넘치는 극심한 불균형은 밀고 당기기를 적절하게 해 십 방(十方)의 세계가 항상 균형을 잃지 않고 안락함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이 시대의 선정이 아니겠는가.

상호 경쟁적 위치에 있으면서 전체의 균형을 이루어 간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작금의 현실 속에서 몇 가지를 크게 나눠 적시한다면 그 첫째로 부의 편중으로 인한 불균형 즉 부익부 빈익빈의 고리를 끊어야 할 것이다.

이는 국제화 시대에 나라의 근간이 하루아침에 뒤흔들릴 수밖에 없는 요인을 안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우선하여 소득의 균형있는 배분이 이뤄지도록 조치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두 번째로는 지역 간의 불균형이다. 우선 먹기 좋은 곶감이 달다고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대도시 중심의 개발 정책을 계속한다면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으로 인한 피해는 물론이요. 소외되는 지역의 사회공동화 현상은 더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약도 오·남용을 하면 독이 되고 더 큰 화를 자초하듯이 정치권력의 오남용은 그 독이 극심해 민생을 파탄시키고 국운을 그르치는 일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이기에 나라의 살림과 국민을 책임지겠다는 이들에게 고하노니 좀 더 사려 깊은 생각과 판단을 기대해본다.

오는 봄은 잠시 날씨가 추워도 늦어질 뿐 어김없이 찾아오고 가는 세월은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다. 잠시 세속이 나를 유혹한다 해도 주춤하고 돌아볼 뿐 가는 길을 멈출 수 없으며 하는 일을 바꿀 수 없음이라. 항상 평상심을 견지하고 사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 아니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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