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안희정·김관용의 교훈
이시종·안희정·김관용의 교훈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2.04.0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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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 "새누리당 박덕흠 후보가 경영할 의사도 없으면서 영동에 건설회사를 설립해 선거를 위한 유사기관 설치를 금지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 "허무맹랑한 소설을 유포한 민주통합당 이재한 후보자에 대해 같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라는 게 창피할 따름이다."

충북지역 총선운동 현장에서 최근 당을 달리하는 후보간 주고받은 설전 중 한 대목이다. 후보자들이 당선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상대 후보측에서 주장하는 부분이 사실이어도 감추기에 급급하다. 쿨하게 인정하는 후보는 찾아 볼 수 없다.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얄팎한 술수가 이곳저곳에서 판을 친다. 이런 판국에서 지역과 국익을 위한 거시적인 상생과 협력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이렇다보니 우리의 선거문화가 아직도 일차원적 진흙탕 싸움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총선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의 단적인 예이다.

◇ 지난 3일 충북도 이시종 지사, 충남도 안희정 지사, 경북도 김관용 지사 등 3개 자치단체장과 의회의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동서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채택하고 조기 추진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충남 보령~공주~세종~충북 청주~경북 안동~울진을 연결하는 사업에 함께 협력하자는 자리였다. 여기에는 김형근 충북도의장, 유병기 충남도의장, 이상효 경북도의장도 함께 했다. 이들의 정당은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 자유선진당 등 각각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해 소속 정당과 이념을 초월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 지금 총선현장은 포지티브(positive)가 아닌 네가티브(negative)가 판을 치고 있다. 당선만 될 수 있다면 흑색·비방도 개의치 않고 드러난 비리도, 추문도 일단 감추고 본다. '시인'하는 행태를 찾아 볼 수 없는 진흙탕 싸움판에서 정책선거는 의식이 높아진 국민들의 기대에 불과할 뿐이다. 국익이나 공동체적 가치보다 사익에 집착, 구시대적 이전투구(泥田鬪狗)에만 오로지 전력추구하고 있다. 올 총선이 유독 심한것 같다.

이런 형국에 최근 조우한 3개도 단체장과 의회의장들의 행보는 총선현장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3개도 지사와 의회의장들은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한다는 궁극적 목표에 정당을 떠나 하나가 됐다. 물론 이들도 각각의 목표가 달랐거나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였다면 의견을 달리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지금 총선현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혼탁하다는 현실에 비춰보면 이들의 의기투합이 돋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추구하는 정당의 목표와 이념이 다르지만 이들이 손잡고 정책을 추진하는 모양새는 요즘 총선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태와 비교되면서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정권쟁취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 자체도 궁극적인 목표가 지역과 나라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총선현장이 이토록 시궁창 싸움으로까지는 변질되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후보가 지역과 국가발전에 적임자이고 내세우는 정책이 월등하다는 판단이면 그 부분에 대해 박수를 보낼 수 있는 포지티브 선거는 요원한 것일까.

정당이 다르고 추구하는 이념이 다르지만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하여라는 궁극적 목표에 여·야,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면 안되는 것일까 깊이 생각볼 일이다. 오로지 승리만을 위한 마구잡이식 공약을 내세우거나 네가티브적인 정치공세에 열을 올리기 보다는 상생과 협력을 통한 지역과 나라 발전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되는 것일까. 이런 측면에서 총선 후보들이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았으면 한다. 이시종·안희정·김관용의 행보에서 지역과 국가를 위한 정치를 한번쯤 느껴봤으면 한다. 이제 이틀 남은 시점에서 이런 요구가 무리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그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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