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에서 과학을 찾다 <1>
문화재에서 과학을 찾다 <1>
  • 박소영 교사 (충주 성남초)
  • 승인 2012.04.0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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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박소영 교사 (충주 성남초)

우리 조상들은 과학과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날마다 날씨를 기록하고 비 양을 재었으며, 하늘에 떠 있는 별을 살피고, 시계를 만들어 정확한 시간을 알아내었고, 더운 여름에 얼음을 꺼내 쓰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즈음, 다른 나라와 견주어 보면 놀라운 과학기술이 있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박은정 저 '과학 문화재에서 찾아라' 中에서)

이렇듯, 우리는 조상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과학적 창의력을 지닌 세계적인 과학문화재를 많이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지금까지 과학 문화재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위주로 강조했지, 문화재 속에 담겨있는 과학적인 원리와 내용을 과학적 탐구활동을 통하여 이해하고 분석하려는 노력에는 소홀해 왔다.

조상들의 슬기와 과학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우리의 문화재에서 과학을 찾는 교육 혹은 그러한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멀게만 느껴졌던 문화재의 과학적 원리와 과학적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나아가 우리 조상과 문화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긍지를 갖게 될 것이다.

15세기 초 제어 계측 기술의 백미이며, 우리나라 공학기술의 역사에 길이 남아있는 위대한 발명품인 자격루를 살펴보자. 당시 동아시아의 것보다 진일보된 '자동 시보장치'가 달린 물시계인 '자격루'는 어떻게 자동으로 시간을 알렸을까?

종실록 65권 '보루각기'편에 적힌 자격루의 원리를 살펴보면, '물받이 통에 물이 고이면 그 위에 떠 있는 잣대가 점점 올라가 정해진 눈금에 닿으며, 그 곳에 있는 지렛대 장치를 건드려 그 끝에 있는 쇠알을 구멍 속에 굴려 넣어 준다.

이 쇠구슬은 다른 쇠알을 굴려주고 그것들이 차례로 미리 꾸며놓은 여러 공이(돌확에 든 물건을 찧거나 빻는 기구)를 건드려 종, 징, 북을 울린다' 라고 적혀있다.

자격루 작동 원리의 핵심은 물의 흐름을 동력원으로 사용하여 이 힘이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즉 물의 낙차를 이용해 생긴 부력으로 구슬이 움직이면서 계속적으로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화시켜 시간을 알려주었던 것이다.

건전지가 들어 있는 것도 아니고 태엽을 감아주는 것도 아닌데 떨어지는 물의 힘 만을 이용하여 움직인다는 것,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고 공전하는 일과 물 떨어지는 속도가 딱 맞아 떨어진다는 것, 기존의 물시계로는 밤낮으로 사람이 지키고 있다가 잣대의 눈금을 읽어야 하는 불편함을 안 세종대왕이 "사람이 눈금을 일일이 읽지 않고도 때가 되면 저절로 시간을 알려주는 물시계를 만들라."고 지시한 휴머니즘, 이 모든 것이 정말 놀랍고 경이롭지 않을 수 없다.

2009 개정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의 체험학습의 기회와 시간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배운 과학적 지식을 실제로 경험하고 익힐 수 있는 문화재 과학탐방 자료 및 관련 과학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이 꼭 이뤄져야겠다는 제언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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