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이 부르는 교통사고
춘곤증이 부르는 교통사고
  • 이철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경장>
  • 승인 2012.03.2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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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철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경장>

며칠 전 절기상 춘분이 지나 이제는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명실공히 봄날의 따스한 햇볕이 가득한 나날들이 이어지는 요즘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활동인구의 증가 때문에 교통사고가 급증하게 되는데 사고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주의집중력이 떨어지고 졸음으로 이어지는 춘곤증이라는 것이다.

춘곤증이 생기는 원인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차갑고 건조하던 겨울 날씨가 3월로 접어들면서 따스한 날씨로 외부 온도와 습도에 큰 변화가 생기고, 상대적으로 긴 겨울에 적응했던 우리의 신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생리현상의 한 과정에서 피로감이 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런 춘곤증이 부르는 교통사고는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고속도로는 커브길이 적어 핸들조작이 많지 않고 도로주행의 변화가 별로 없어 장거리 운전에 따른 춘곤증의 발생확률은 더욱 높다 할 것이다.

차량이 100km/h일 때의 1초 주행거리는 약 28m라고 한다. 시속 100km로 주행하는 자동차는 1초 동안에 28m의 거리를 질주하며, 운전 중 2-3초 깜빡 졸면 순식간에 100m 이상을 진행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렇듯 운전자가 무의식 상태에서 하는 졸음운전은 충격 직전까지도 제동을 전혀 가하지 않는다는 사고특성 때문에 충격력을 운전자가 고스란히 받게 되므로 일반사고보다 그 피해의 정도는 훨씬 크다. 일반사고보다 치사율이 47%나 높다는 것에 우리는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알면서도 소홀히 여기며 운전하는 것이 졸음운전이다.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서는 졸음운전의 위험성이 높은 시간대인 중식 후 13시부터 17시까지 매시간 운전자들의 졸음운전 예방을 위해 알람순찰(싸이렌을 켜고 순찰)을 실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사고예방 순찰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경찰의 알람순찰 등 사고예방활동이 아니라 운전자 스스로 졸음운전의 위험성을 깨닫고 졸음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강한 운전의식이다.

우리 신체에서 가장 무거운 부위가 '졸릴 때의 눈꺼풀'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졸음이 올 때는 졸음을 떨쳐낼 수 있다는 자만심을 버리고 무리한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고속도로 졸음 쉼터나 휴게소 등 차량을 세울 만한 장소를 찾아 적당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출발하는 것이 졸음운전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1시간 이상의 긴 시간이 아닌 10분 정도의 짤막한 토막잠으로도 춘곤증이 몰려오는 봄철 졸음운전 예방에 최선이라는 점은 경험해 본 운전자라면 단 한 사람의 이견(異見) 없이 모두 동의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적극 추천할 것이라 확신한다. 가까운 곳에 졸음 쉼터 등 적당한 휴식공간이 없을 때는 부수적 방법으로, 창문을 열어서 외부의 신선한 공기와 실내공기를 자주 순환시키거나 동승자와 계속 대화를 하는 방법도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앞으로 봄을 즐기려는 상춘객들로 교통량이 한층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순간의 졸음운전이 자칫 나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잃게 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명심하고 산뜻한 봄철만큼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하여 성숙한 교통문화로 행복하고 안전한 운행 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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