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끼오 닭발 (충북 청주시 복대2동)
꼬끼오 닭발 (충북 청주시 복대2동)
  • 한재일기자
  • 승인 2012.03.22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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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일기자의 '주말 맛기행'
집나간 입맛 매워도 "다시한번"

콜라겐 덩어리 … 주당·여성 유혹

입속 닭발 굴리며 뼈 추리는 재미

따스한 봄볕의 유혹이 시작된 요즘 사람의 몸에서 봄을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곳 중에 하나가 입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시기가 되면 까탈스런 입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꼬끼오 닭발'(사장 이정희)에서는 입에서 불이 나는 자극적인 맛에 연신 매워 매워를 연발하면서도 자꾸만 손이 가는 중독성 강한 맛으로 겨우내 무뎌진 입맛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辛(신) 바람 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처음엔 생긴 모습이 좀 그래 껄끄러워 하는 이도 있지만 일단 맛을 들이면 여성들이 더 닭발을 좋아한다"는 이정희 사장.

사실 피부에 대해 신경을 쓴다는 여성들이라면 닭발을 외면하지는 못할 터.

쫄깃쫄깃한 식감 그대로 닭발은 피부미용에 그만인 콜라겐 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꼬끼오 닭발'의 대표메뉴는 닭발과 무뼈닭발, 양념똥집 등.

여기에 매운 맛을 중화시켜주는 계란찜과 맛깔 나는 양념을 곁들인 주먹밥이 인기메뉴다.

직접 개발한 소스가 첫 번째 맛의 비결이라면 적당한 크기의 닭발을 갖은 한약제로 데쳐내 특유의 냄새를 잡아낸 것이 또 다른 맛의 비결.

마늘, 생강, 후추,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린 닭발은 빨간 양념으로 범벅이지만 쫄깃함을 그대로 유지해 최고의 식감을 느낄 수 있어 인기만점이다.

다른 곳과 똑같이 소박한 철제 냄비에 담겨져 나오는 닭발 하나를 입에 물고 쪼옥 빨아당기면 손에 남는 건 달랑 통뼈 하나….

입속에 갇힌 닭발을 이리저리 굴려가면서 잔뼈를 추리는 일이 귀찮긴 하지만 매운 맛의 중독성 때문에 먹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게 된다.

매운 닭발을 쏙 빼물면 입안에서는 어느새 불이 나고 매워서 소주 한잔. 한잔 마셨으니 안주삼아 다시 닭발을 입에 물게 된다.

여기에 서비스로 함께 나오는 우동국물은 매운 속을 편안하게 달래준다.

이정희 사장이 특별한 재료도 없이 몇 가지 양념만을 가미해 끓여냈음에도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간 다른 국물보다 맛이 좋다니 이게 바로 손맛이 아닌가 싶다.

또 닭발을 다 먹은 후 남은 양념에 볶아 먹는 밥도 별미중의 별미. 흡사 여느 잔칫집에라도 온듯 항상 왁자지껄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잠시 무거운 몸을 맡기고 마음마저 따뜻하게 데워 갈 수 있는 곳.

'꼬끼오 닭발'은 오늘도 정겨움이 듬뿍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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