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을 심어주어야 학생이 산다
비전을 심어주어야 학생이 산다
  • 김명철 <충북교육청 장학사>
  • 승인 2012.03.2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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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김명철 <충북교육청 장학사>

최근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학교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학생들의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학교 교육과 인성 교육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총체적 고민을 해야할 시기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어떤 나라나, 그 어떤 시기에도 청소년은 늘 문제투성이였고, 어른들의 눈에는 골치아픈 존재들이었다. 수천년 전의 고고학 발굴에서 나온 비석에 적힌 글씨가 "요즘 아이들 큰일 났어."였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수천년 전의 문제투성이 그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고, 그렇게 사회와 시대는 발전되어 왔다.

나는 역사 선생으로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여행하면서 함께 감격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수업을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그럴 때 마다 나는 감동이 없는 시대, 함께 나눌 비전이 없는 시대를 개탄하며 다시 태어나면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민족학교의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왜냐하면 요즘 시대의 학생들은 공부하는 목적이 단순히 좋은 대학, 안정된 직장에서 돈 많이 벌고, 출세하여 잘사는 것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반의 급훈은 항상 '공부해서 남주자'였다. 개인적인 포부와 꿈에 머무르는 사람이 아니라 나라와 민족, 인류를 위한 더 큰 비전과 꿈을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을 가르치고 싶었던 것이다.

'비전이 없는 민족은 망한다'고 했던가?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향해 교육하고 있는가 단순히 학교에서 폭력이 없어지면 교육의 목적이 달성된 것인가 우리 아이들에 심어줄 크고 놀라운 비전은 과연 없는 것인가? 그 힘들고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에도 우리는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부흥을 비전으로 교육하였고, 그 결과 우리는 광복의 꿈을 이루었다.

광복 이후 잘 살아 보겠다는 꿈을 온 국민이 꾸면서 새마을 운동과 경제 개발에 노력한 결과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려 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충분히 잘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더 잘 살아야 만족할 수 있을까?

학교와 교육 현장에서만큼은 우리 아이들을 시시한 밥벌이 인생으로 살게 하지 말았으면 한다. 학원으로 과외로 시시한 점수 놀음에 우리 아이들을 동원하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 모두에게 더 크고 놀라운 비전과 꿈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다문화 사회를 대비하는 화합과 공동체 의식 함양에, 그리고 우리 민족의 최대 숙제인 통일 한국에 쓰임 받기 위한 당당한 인재로 자라도록 해야할 것이다. 통일을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통일은 반드시 오기 때문이다.

이런 비전과 꿈을 심어주고 구체적으로 교육하는 일은 전문가인 교사들에 전적인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가정과 사회는 학교와 선생님들의 교육 활동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해야 한다.

역사속의 그 어떤 시기에도 청소년은 늘 문제투성이였다. 그러나 역사는 발전했고, 오늘의 발전된 미래를 열었다. 오늘의 학생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의 어른들과 시대를 평가할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난제들을 어른들이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고 자신들의 미래를 열어 주었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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