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에 거는 기대
한-미 FTA 발효에 거는 기대
  • 조민화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장>
  • 승인 2012.03.1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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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조민화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장>

2012년 3월 15일, 오늘 한-미 FTA가 발효된다. 지난 2006년 6월 협상을 개시한지 5년 9개월만이다.

그동안 충북무역업계는 한-미 FTA가 발효되기를 기다려왔다. 이유는 간단 명료하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의 경쟁상대국인 중국, 일본 및 EU에 앞서 미국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수출전선에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실제 전투에서 고지를 점령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규모가 크던 작던 무역업을 영위하는 기업에게는 미국시장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전략요충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GDP 14조6천억 달러, 수입 1조9천억 달러로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이다. 이런 시장을 놔두고 다른 지역 또는 국가를 공략하는 것은 한편으로 어리석기까지 하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활동과 관련하여 어떤 특정국가에 진출하기 위한 비용은 그 국가의 규모와 상관없이 비슷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미국 전시회와 필리핀 전시회 참가비용을 비교해 보면 항공료를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상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그 이유는 시장규모가 비교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미 FTA는 충북의 수출기반을 보다 튼튼히 하는데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과거 충북의 제2의 수출시장이었으나 현재는 중국, 대만, 홍콩, 일본에 이어 제5위 수출국으로 내려앉았다. 충북의 대미수출 비중은 지난 2001년 14%대에서 2011년 10%대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중국 등 중화권에 대한 수출은 66%에 달해 특정 지역에 대한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도 한-미 FTA가 필요하다.

충북의 무역업계는 한-미 FTA가 발효되어 대미 수출의 정체 국면이 해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충북의 주력 수출산업인 전자, 전기, 첨단부품은 전체 수출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대미 수출이 49.1%에 달하기 때문에 그러한 기대는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한-미 FTA 발효로 인해 대미 수출업체가 48시간내 통관이 가능하고 건당 200~400달러에 달하는 물품취급수수료가 면제된다는 등의 금전적 혜택보다는 한-미 FTA가 가져다 줄 무형의 효과에 더 주목하고 있다.

한-미 FTA는 미국 소비자에 대한 우리제품의 인지도를 크게 높여주게 될 것이다. 과거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제값을 못 받던 시절에서 오히려 웃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누린다는 뜻이다. 이미 미국시장에 잘 알려진 대기업보다는 마케팅 여력이 부족하여 미국시장 진출에 엄두를 못 내던 중소 무역업체들에게 더 큰 혜택이 될 것이다.

실제로 그러한 기회를 활용한 사례가 있다. 지난 3월초 한-미 FTA효과를 선점하기 위해 충북도와 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선물용품전에서 충북 업체들은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8건의 '현장계약'으로 150만 달러이상의 수출계약을 수주했다. 무역을 해본 사람들은 현장계약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안다. 전시회에 참가했던 한 기업체 대표는 한국제품에 대한 미국 구매자의 인지도가 높은 것에 놀랐다고 한다. 특히 해외전시회에 처음 참가한 기업 대표는 미국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사실 미국시장은 충북의 수출시장점유율 하락에서 보듯이 그동안 외면당해 왔다. 그러나 한-미 FTA는 미국이 과거 충북의 제2의 수출시장이라는 명성을 되찾아 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는 오늘, 충북의 중소무역업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 최대의 미국시장을 개척하여 더 많은 '현장계약' 사례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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