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 생창양휘(生昌陽煇)
충북도의 생창양휘(生昌陽煇)
  • 박종천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
  • 승인 2012.03.1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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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종천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

중국은 유사 이래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中華)이라며 자존심을 한껏 과시해 왔다.

그러나 근세 들어 청나라 말기에 서양의 경제력 및 첨단 무기에 밀려 굴욕감을 맛보게 되자 와신상담하며 재기에 나선다.

이를 위해 1980년대 덩샤오핑(鄧小平) 등 중국 지도부는 외교정책을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사자성어로 정립한다.

빛을 감추고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이러던 중국이 20여년 간을 절치부심하며 노력한 끝에 경제력과 군사력이 세계 최강 미국조차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커졌다.

그러자 2002년 후진타오(胡錦濤)를 중심으로 한 제4세대 지도부는 새로운 외교정책을 채택한다. 화평굴기(和平堀起평화롭게 우뚝선다)와 유소작위(有所作爲할 말은 하고 필요한 역할을 한다)다.

그들의 이런 자신감이 탈북자들을 북송하지 말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무시하는 안하무인으로 표출되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나라 교수들도 해마다 그 해를 정의하는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빗대서 얕은 수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엄이도종(掩耳盜鐘)을 꼽았다.

이 교수들이 올해에는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의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 올바른 정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충북도도 이시종 지사의 민선5기 들어 사자성어로 된 도정 슬로건을 두 개 째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오송탱천(五松撑天)이었다.

오송(五松)의 정기(精氣)와 기운이 하늘을 찌른다는 뜻이다.

충북 청원군의 오송 지역은 KTX가 왕래하고, 첨복단지와 생명과학단지, 보건과 관련된 국가기관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오송 시대가 개막되었음을 알리고, 오송을 도 발전 원동력의 하나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올해는 이 지사가 생창양휘(生昌陽煇)라는 사자성어를 직접 조어해 슬로건으로 삼았다.

생명이 창성하고 태양이 빛난다는 뜻이다. 그 속에는 오송의 생명산업과 충북 중부권의 태양광산업으로 충북의 100년 먹고 살 거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의미에서 도정 슬로건을 '생명과 태양의 땅'으로 정한 민선5기의 의지가 담겨 있다.

생(生)은 풀이나 나무가 싹트는 모양에서 나온 한자이며, 나다, 낳다, 살다, 싱싱하다 등의 '희망'을 품고 있다.

동양 철학의 토대인 주역에서는 생을 '天地之大德 曰生'이라고 천지의 큰 덕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생(生)이 생명과학, 생명산업으로 오송에서 용트림을 하고 있다.

양(陽)은 주역에서 태양, 남성, 창조성, 따뜻함, 남쪽, 하늘 등을 뜻하면서 '풍요'를 함의하고 있다. 충북지역은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셀, 모듈 생산량에서 전국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신성홀딩스, 한국철강 등 60여개의 태양광 기업들이 위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고갈과 지구온난화로 새로운 청정에너지가 절실한 현재와 미래에 각광받는 태양에너지 관련 산업이 바로 우리 충북에서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인구와 자원이 빈약한 충북으로서는 이 두 가지 즉, 생명산업과 태양광산업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지사는 그 의지를 더욱 다지기 위해 최근 생창양휘(生昌陽煇) 현판을 지사실 정문과 도의회가 있는 신관 현관에 내걸었다.

말 그대로 생창양회해서 도민들이 생생지락(生生之樂)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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