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 한 권에 향토문화 열정이…딸 시집 보내는 아비의 마음 같아"
한 권 한 권에 향토문화 열정이…딸 시집 보내는 아비의 마음 같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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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수집 향토자료 국사관에 기증 김예식씨
30년간을 충북의 향토문화에 관심을 갖고 수집한 향토자료를 아무 조건없이 국사편찬위원회 국사관에 모두 기증해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충청북도 문화재위원이며 충북향토문화연구소의 김예식 소장(사진)이다.

김 소장은 1976년부터 향토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꾸준히 충북 향토문화를 조사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등 지역 문화와 문화재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왔으며, 지난 2004년도에는 '선인들의 삶'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 소장이 향토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충주의 보각국사정혜원융탑을 보수 복원하면서였다고 한다.

"산비탈 여기 저기 흩어지고 버려진 부도탑 부재를 모아 복원했던 것이 후에 국보로 지정되어 흥분했던 일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며, "이를 계기로 평생 우리 문화유산에 심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 소장은 문화재에 관심에 관심있는 이들과 동호회를 조직해 현지답사와 조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게 되었고, 1979년에는 국보 205호로 지정된 중원고구려비를 발굴하는 결실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문화재 현장조사와 더불어 김 소장은 사료를 수집하는 일에 매달렸다. 30년간 수집해온 향토자료는 2000여권이 넘을 만큼 방대한 양으로 늘어났다.

"수집한 자료들이 집안 구석구석 쌓여가면서 이사는 물론이고 청소하기도 힘들어 하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는 김 소장은 향토문화에 열정을 바치며 살아온 30년 동안 자신의 분신과 다름없는 자료들을 기증하게 된 데는 남모를 아픔도 있다.

김 소장은 "지난 2002년 폐암 3기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이 많은 책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게 되었으며, 여러 대안을 모색하던 중 사료적 가치를 알고 보관할 수 있는 국사편찬위 국사관에 조건없이 기증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 소장이 국사편찬위 국사관에 기증하는 자료는 시·도, 시·군지를 비롯해 여러 문중에서 발간한 문집류와 전국향토사단체에서 발간한 향토지류, 문학전집류를 포함 약 2500여 책자다.

향토문화에 바친 열정만큼이나 한 권 한 권 소중한 자료들을 떠나 보내는 마음이 "마치 딸을 시집 보내는 아비같다"는 그는 "이방 저방 구석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던 장서가 대한민국 국사편찬위 국사관 전시실에 자리 잡을 것을 생각하니 그것만으로도 기쁘다"며, "미흡하지만 기증된 자료들로 인해 국사관 자료실이 풍성하게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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