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라이프>"멋모르고 봉사 시작… 새로운 세상 만나"
<여성&라이프>"멋모르고 봉사 시작… 새로운 세상 만나"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3.06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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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안내자로 제2의 인생 열어가는 김재환씨
"젊은 봉사자들과 함께 활동하니 젊어지는 것 같아요. 평생 직장만 다녔는데 퇴직하고 사회로 나와보니 또 다른 넓은 세상이 있더라구요."

청주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에서 두꺼비안내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재환씨(사진). 일흔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활기찬 모습으로 반겨준다.

느즈막한 나이지만 35년간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하고 새롭게 찾은 일이 봉사이다.

"우연히 생태공원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걸 알았어요. 퇴직하고 집에서 있을 때였는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게 아니라는 생각에 무작정 신청했어요.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봉사활동에 발을 들여 놓은 일이 두꺼비안내자였어요."

그렇게 두꺼비생태공원과 인연을 맺은 지도 4년째다.

2008년 2기 두꺼비자연안내자 교육을 받고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다.

멋모르고 시작했던 봉사활동이지만 두꺼비생태문화관으로 출근하는 해가 거듭될 수록 두꺼비 보호활동과 함께 탐방객들에게 생태공원을 안내하는 노하우도 쌓였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니 사회에 대해선 진짜 모르겠더라구요. 직장이란게 한계가 있잖아요. 뭘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뭘 잘하는지도 몰랐는데 봉사활동하면서 인간관계나 환경문제, 남에게 베푸는 법을 배웠어요."

봉사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는 일과 조직이 아니라 일 속에서 삶의 기쁨을 발견하고 있는 중이다.

봉사자로 오래동안 함께 활동해 온 두꺼비안내자들 사이에선 나이를 불문하고 언니로 통한다.

그녀가 나이보다 젊게 사는 비결도 뜻이 같이한 젊은 봉사자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젊었을 땐 돈을 벌기 위해 일했어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갓 스물에 두 동생들을 책임져야 했거든요. 당시에는 여성 공무원 숫자가 적었는데 정년퇴직까지 할 수 있었던 것도 생각해 보면 큰 복이었죠. 이제 사회일선에서 물러나 봉사활동하면서 그동안 지나쳤던 주변을 돌아보며 새롭게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두꺼비생태문화관 외에도 일주일에 한번은 청남대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전시관 안내를 맡고 있다.

봉사를 하면서 자연과 환경에 대한 생각도 커졌다는 그녀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우리지역 명소 두 곳에서 봉사하는 만큼 자부심도 더 크다.

"이따금 나이가 있어 젊은 봉사자들에게 누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어요. 그래도 젊은 봉사자들이 반가워해주고 위해주는 덕에 마음도 넓어지고 젊은 마음으로 일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바라는 것이라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건강하게 사는게 앞으로의 소망이예요."

인터뷰가 끝나자 생태공원으로 모니터링에 나간 두꺼비안내자들을 위해 점심 준비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김재환씨는 긍정적인 생각이 건강한 비결이라고 들려준다.

작은 일에도 의미를 찾고 행복해 하는 모습에서 푸근한 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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