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라이프>"장애에 대한 편견 그들의 권리 빼앗아"
<여성&라이프>"장애에 대한 편견 그들의 권리 빼앗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2.28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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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에 희망의 빛 선물하는 김보민 광화원 후원회장
지난해부터 광화원 후원회장을 맡은 김보민씨(사진)는 여성의 섬세함으로 시각장애들의 마음까지 보듬는 역할을 한다.

"후원회하면 물질적인 지원을 생각하는데 광화원 후원회원들은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공연이나 전시장, 승마 체험 등에 동반해 마음을 여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한번 두번 만남이 쌓일 때마다 정도 깊어지고, 시각장애인이라 보지 못한다는 일반인들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편견인지 알게 되었다고.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좀 더 깊이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각장애 하면 앞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시각장애라고 해서 보는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게 사실이고요. 하지만 언제가 공연하는 팀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광화원을 방문했을 때 그들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보지 못한다고 해서 보지 못하는 게 아니었구나 깨달았죠."

잘못된 편견이 계속 그들의 볼 권리를 빼앗는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이후 공연과 전시장 나들이를 중요한 체험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시각장애인 친구들을 데리고 공예비엔날레 전시장을 찾았어요. 회원과 봉사자들이 한명씩 도와주면서 전시장을 돌았는데 친구들이 너무 신기해 했어요. 대부분 좁은 공간에서 활동하다보니 대형 전시장이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이 이들에겐 새로운 경험이었던 거죠."

편견을 벗고 새로운 인식을 가져갈 사람은 시각장애인이 아니라 일반인들이지 않을까 싶다.

광화원 후원회의 후원과 봉사는 이제 청주를 넘어 중국에 살고 있는 조선족 시각장애인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평소 중국 조선족을 후원해온 손광섭 광진건설 회장이 다리를 놓아 교육과 재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조선족 중 장애인이 20만명인데 그중 시각장애인 2000명이 지팡이 하나없이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국도 열악하지만 중국시각장애인들이 처한 환경은 더 열악했어요. 그래서 지난해 중국 조선족 시각장애인 학교인 아베와 하상 두곳을 방문해 자매결연을 맺고 그들이 교육을 통해 재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느끼는 고마움은 더 커졌다. 그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광화원을 후원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서주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 회사인 펄스잼과 HKS스틸홈, 젠 한국도자기 등에서 해마다 판매금액의 1%를 시각장애인을 위해 후원하기로 약속했어요. 그리고 김내과와 평화당 한약방, 예미담 치과에서도 후원과 함께 무료진료를 약속해 주셨어요. 모두 감사한 분들이예요."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을 이룰 수 있듯이 희망이란 이 처럼 작은 것에서 출발해 큰 꿈을 꾸게 만든다고 본다.

손길 하나, 마음 하나면 사회 어두운 곳에도 빛이 될 수 있음을 김 회장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었다.

김보민 회장은 한국수자원공사 충북지역본부에 근무 중이며 고려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복지학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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