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 무엇을 준비했나
주5일 수업, 무엇을 준비했나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2.21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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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취재2팀(부장)

새해에 들어서면서 여러가지 정책변화가 시행된다. 그중 하나가 주5일제 수업의 본격화다. 3월부터 시작되는 주5일 수업은 학교의 99.6%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국의 1만1493개 초·중·고등학교 대부분이 5일제 수업에 참여함으로써 학생들에게도 토요일은 쉬는 날이 될 전망이다.

주5일제 수업은 선진국형 교육형태로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기도 하다. 삶의 질이 중시되면서 제도권의 교육형태도 개방화되고 다양화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체험학습으로 전환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학습으로 인성은 물론 감성교육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학생들이 토요일에 무엇을 할 것인가와 무엇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가정적 여건이 갖춰져 있냐 하는 것이다.

주5일제 수업은 우선 가정에서부터 문제가 파생된다. 사회 구조는 엄마도 경제일선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시스템으로 급변하는데 가정에서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없는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더구나 직업환경군이 열악한 부모의 경우는 아이의 끼니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결국 부모의 부재 시 아이를 위해서라도 학원이나 교실이, 체험학습기관 등 어디엔가로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맞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자녀들을 어디에 보내야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수 없다.

토요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는 학생을 둔 모든 가정의 걱정거리다. 체험학습의 의미를 살리면서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덜한 현장교육을 찾아내야 하는 중압감과 학생간 교육의 빈부격차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 주5일제 수업으로 인해 체험학습의 사교육화를 불러올 수도 있고, 이로인해 교육이란 이름으로 체험학습기관만 양산하는 우를 낳을 수 있음도 간과할 수 없음이다.

이런 우려를 없애기 위해 정부에서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예술강사와 스포츠 강사를 뽑아 토요 돌봄교실을 운영하는가 하면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토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문화재 탐방 박물관학교,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 운영과 더불어 지역아동센터 서비스를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기초수급자를 포함한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시범적으로 토요학교를 운영한 모 초등학교의 경우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학생 참여율이 10% 이하라는 저조한 수치 외에도 참가자들의 출석률이 현저히 떨어져 수업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두명만 수업에 참여하는 분위기에선 교육강사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초빙강사의 수적 부족과 예산부족 등은 형식적 운영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지원예산이 새 학기가 임박해서야 내려오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에 맞는 강사모집부터가 관건이다. 어떤 수업을 어떻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할지를 고민할 시간도 없이 발등의 불 끄기에 바쁜 모양새가 되었다.

어쨌든 주5일제 시행 첫해로 앞으로 여러 정책이 추진되고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열 높은 우리나라의 학부모를 생각하면 좋은 취지가 잘 뿌리내릴 수 있으리라 본다.

내 아이 내가 책임진다는 자세로 주말을 인성교육 기회로 활용하는 부모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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