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보다 큰 그릇 '블로그'
바다보다 큰 그릇 '블로그'
  • 김진오 <충청북도 미디어홍보팀>
  • 승인 2012.02.02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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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야기
김진오 <충청북도 미디어홍보팀>

얼마 전 한 선배가 카카오톡으로 외교통상부 'Mofat 스토리'의 인터넷 주소룰 보내왔습니다. Mofat은 외교통상부(Ministry Of Foreign Affairs & trade)의 영문 이니셜이고 'Mofat 스토리'는 외교통상부가 블로그 형태로 운영하는 소셜미디어입니다.

선배가 보내온 인터넷주소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터키 방문 일정을 소개한 포스트(블로그 기사를 포스트라고 합니다)였는데 저는 그것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단체장이나 고위 공무원들의 해외 방문을 다루는 기사는 공식일정과 뒷얘기로 나누어 작성되며 공식일정의 경우 간결한 문장으로 매우 건조하게 다뤄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포스트 또한 터키를 방문한 김성환 장관의 공식일정을 순서대로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 장관을 알지도 못하며 외교통상부에 대해 관심이 높은 것도 아닙니다. 저는 장관의 터키 방문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선배가 아니었다면 포스트 제목만 보고 그냥 닫아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짧지 않은 분량의 포스트를 끝까지 읽는데 지루하거나 재미없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우선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기사체 대신 부드럽고 쉬운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첫 문장이 '자, 덴마크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쳤으니 이제 터키 앙카라에서의 일정으로 함께 가볼까요?^^'였습니다. 김 장관이 덴마크를 거쳐 터키를 방문했고 덴마크 방문기 또한 'Mofat 스토리'에 실려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터키와 우리나라 관계 소개, 김 장관 일정에 따른 사진과 설명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재미있는 사진 제목과 설명이 눈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제가 관심도 없는 외교통상부 장관의 해외 방문기를 재미있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지 못하던 블로그 형식 때문이었을 겁니다.

사실 블로그 형식이라는 말을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정해진 형식이 없기 때문이지요. 다만 이야기 하듯 감성을 담아 포스트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블로그 형식이라는 말을 붙였을 뿐입니다.

블로그 포스트는 자연스런 문장과 사진을 비롯한 다양한 이미지와 함께 작성되기 때문에 읽는 이의 눈길을 머물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외교통상부 'Mofat 스토리'는 이런 블로그의 특징을 활용해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어지기 쉬운 장관의 터키 방문기를 스토리텔링한 것입니다.

장문의 스토리텔링이 아니더라도 블로그에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칼럼으로 남길 수도 있고 일기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기록하는 나만의 노트로도 제격입니다. 어떤 사람은 블로그를 자신의 미니홈페이지로 이용하기도 하고 사진이 취미인 어떤 사람의 블로그는 웹 앨범이 되기도 합니다.

분량이나 표현 방법, 표현 수단 등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무제한으로 담을 수 있는 바다 보다도 더 큰 그릇이 블로그입니다. 여기에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다른 SNS 매체와 연동시키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손쉽게 공유할 수도 있으니 알리고 소통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블로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지자체와 기업, 단체 할 것 없이 홍보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블로그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맛집이나 여행, 문화 등 부드러운 내용에서 외교통상부 장관 해외 방문기처럼 전통적인 언론의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홍보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수준 높은 포스트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블로그에 자신을 담아보면 어떨까요? 나를 알리는 창이자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거울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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