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라이프>"언어장벽 인한 가정문제 가장 힘들어"
<여성&라이프>"언어장벽 인한 가정문제 가장 힘들어"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1.31 2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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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이주여성 상담원 1기 체체그수렌씨
"이주여성이 증가하면서 몽골여성도 충북에 70여명이 됩니다. 이들이 한국 가정에 시집와서 잘 살 수 있도록 먼저 한국에 정착한 선배로서 돕고 싶어 이주여성 상담원으로 자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몽골인으로 13년 전 한국에 시집 온 체체그수렌씨는 새해부터 1366 충북센터에서 이주여성을 위한 상담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월 몽골에서 시집온 여성이 남편의 가정 폭력으로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녀는 현장까지 동행하며 상담원으로의 역할을 보여줬다.

"사실 낮선 이국 땅에 시집온 여성들은 언어가 가장 문제예요. 말도 통하지 않는데다 문화적 차이로 인해 갈등이 생기다 보면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됩니다. 추운 겨울에 남편의 폭력을 피해 도움을 요청했던 당시 몽골여성을 보며 너무 안쓰러웠어요. 이럴 때 말이 통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처지를 말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이주여성들은 쉽지가 않아요."

그녀는 언어 장벽에서 비롯된 가정의 문제는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뿌리내리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13년전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그녀도 언어로 고생한 기억이 생생하다.

"몽골에서 교사로 있다가 남편을 만나 한국에 왔어요.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까 3년 간은 모든 게 힘들었죠. 그래도 시댁 식구들이 외국인 며느리를 많이 이해해 주셔서 잘 넘길 수 있었어요. 지금도 시어머님은 저보고 잘 살아줘서 고맙대요."

이렇게 하나하나 몸으로 체득한 한국 생활을 이제는 같은 동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기까지 3년만 잘 견뎌내면 가정도 본인도 행복해질거라는 그녀는 1주일에 한번 센터에서 상담원으로 활동하며 몽골여성들의 한국생활을 상담해준다.

"이주여성들은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언어 외에도 법적지원이나 정보도 부족해요. 그래서 이들을 위해 통역도 하고 상담원으로도 활동하면서 풍부한 지식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학교나 사회의 차별은 그리 많지가 않다는 그녀는 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이 더 걱정이다.

"대부분 이주여성하면 가난해서 시집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보니 편견이 없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찌됐든 한국에서 아이를 낳고 산다는 것은 한국 남편을 사랑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것 아니겠어요. 이런 마음을 한국인들이 더 넓게 바라봐주셨으면 합니다."

한국의 가정도 같이 노력을 해야 한다는 그녀지만 이주여성들에게도 인생 선배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이국 땅이라 어려운 점은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노력해야 한다는 거예요. 현재 이주여성에 대한 환경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나면 이주여성 자신도 꿈을 펼칠 수 있는 길도 열리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 마음의 상차를 끌어안고 있지말고 도움을 받고 해결책을 찾아가길 바랍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자신 안의 장벽을 뛰어넘으라는 체체그수렌씨. 이주여성 상담원 1기로 충북에서 멋지게 꿈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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