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상잔 비극 잊혀져가 안타까워"
"동족상잔 비극 잊혀져가 안타까워"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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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독립운동'·아버지는 '한국전쟁'·아들은 '월남전'… 나라위해 목숨 바친 3대
"월드컵에 호국보훈의 달도 묻혀… 참전용사 존경받아야"

권용복씨 6·25맞아 소회

조국을 되찾고,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려있는 나라를 구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 자신을 헌신한 일가족 3대가 호국보훈의 달 6·25을 맞아 새삼스럽게 돋보이고 있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져가고 있는데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으로 인해 호국보훈의 달이 없어진 듯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6·25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고 권처달씨의 아들 권용복씨(59·청원군 강내면·사진)는 동족 최대의 비극이 점점 잊혀져 가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권씨 가문은 할아버지때부터 손자까지 3대가 모두 3·1운동, 6·25 전쟁 참전, 월남전 파견 등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 56번째 6·25를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3·1운동을 한 권씨의 할아버지 고 권혁기씨는 지난 1919년 3월 29일 충남 연기군 전동면 청송리 내동산에서 마을 사람들을 선동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등 활동을 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으며, 아버지 권처달씨는 지난 1953년 한국전에서 전쟁을 치르다 금화지구에서 전사했다.

권씨의 아버지는 12대 독자로서 6·25전쟁 당시 군대 간다는 말은 곧 죽으러 간다는 말과 같아 어머니에게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이별의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한 채 군에 입대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다 전사했다.

또한 권씨와 동생 권용식씨(58)도 월남전에 자원해서 참전, 나라를 위해 몸을 바쳐 싸웠다.

권씨는 지난 1969년 20살때 군에 입대해 그 해 10월에 맹호부대 소속으로 월남전에 지원해, 소총수로 참전했다.

권씨는 1년 동안 포화와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생사를 걸고 베트남 월맹군과 맞서 싸웠다.

권씨는 "당시 파견된 맹호부대 대원들은 여러 작전 전투에 참전해 싸웠으며, 옆에서 전우가 죽어가는 모습을 볼때마다 두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나 권씨는 월남전 참전 후유증으로 10여년 동안을 병원신세를 지고 지금도 당뇨와 고혈압 등을 앓고 있으며, 동생 용식씨 또한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권씨는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고, 이 때문에 6·25는 결코 잊혀질수 없는 전쟁"이라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이 우대받고 존경받는 풍토가 조성되야 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또 "조국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전우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6·25를 맞는 마지막 소회를 덧붙였다.

한편, 권씨 일가는 모두 보훈청에 등록돼 있으며, 지난해 순국선열의 날에는 독립운동을 한 할아버지(고 권혁기씨)가 독립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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