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이름 바뀐 자매 '바로잡기' 앞장
20년간 이름 바뀐 자매 '바로잡기' 앞장
  • 심영선 기자
  • 승인 2012.01.0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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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청천면사무소 한명수씨
전형적 농촌지역인 괴산군 청천면 귀만리에 거주하는 중년남성의 아내와 친언니가 혼인신고 과정에서 뒤바뀐 이름으로 20여년을 살아왔지만 한 공직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뒤늦게 이름을 되찾은 기막힌 사연이 알려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상록(48), 정현분(42) 부부다. 지난 1989년 4월 결혼한 이들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결혼 직후 면사무소에 혼인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실수로 이씨 부인은 현분씨가 아닌 그의 언니 이름으로 기록됐다.

결국, 현분씨와 친언니는 서로 바뀐 이름으로 각자의 가정을 꾸려 20여년이나 불편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

물론 현분씨 형부도 말 못할 불편과 함께 웃지 못할 속앓이를 겪어야 했다.

이씨 부부는 혼인관계를 바로 잡으려고 2001년 2월 합의 이혼을 시도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포기했고, 같은 해 4월 혼인신고를 다시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부부 뿐만 아니라 자녀까지 혼란을 겪는 등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던 것. 이처럼 중년부부의 헷갈리는 운명(?)은 자칫 그대로 이어질 뻔 했다.

그러나 이들 부부에게 임진년 새해 들어 한 공직자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 부부의 딱한 사정을 접하고 법원 판결을 통해 이씨 아내의 이름을 정정해 준 공직자가 가져다 준 새해 첫 선물인 것이다. 당사자는 청천면사무소 민원을 처리하는 한명수 담당(사진)이다.

업무 특성상 평소 1주일에 한 차례씩 청주지방법원을 오가던 그는 현분씨의 사실혼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자기일처럼 동분서주했다.

넉넉하지 못한 부부의 형편을 감안해 사비까지 들여 청주와 예산법원을 수십차례 방문한 한씨는 재판과 판결을 거친 끝에 지난 3일 이씨 부부의 정상적인 사실혼 관계를 최종 수정, 기록해 전달했다.

한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부인의 이름이 제대로 기록된 '혼인관계증명서'를 받아 든 이씨는 "평생을 뒤바뀐 이름으로 살아 갈 수 밖에 없었는데 한 공직자의 봉사정신으로 우리 부부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며 감사해 했다.

한명수씨는 "공직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인데 소중한 권리를 찾고 기뻐하는 이씨의 모습에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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