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밝은 내일을 위해
오늘보다 밝은 내일을 위해
  • 이상종 <청주시 주민복지과 복지재단설립TF>
  • 승인 2012.01.05 2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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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이상종 <청주시 주민복지과 복지재단설립TF>

이상종 <청주시 주민복지과 복지재단설립TF>

초등학교 시절을 회상해 보면 기억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방학숙제로 일기 쓰기다. 평소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았는데 방학 중에만 날마다 쓰기가 쉽지 않았다. 때문에 개학을 앞두고 부랴부랴 방학일수만큼의 일기장 수를 채워야 했다. 그 시절 시골마을 특성상 사건은 고사하고 더더욱 움직임이 적고 변화가 없는 겨울이기 때문에 일기 쓰기는 약간의 고역이었다. 그래서 잘못을 만들어 억지 반성문을 썼던 기억이 있다.

중학교 때는 일기를 매일 쓰는 친구들을 가끔 볼 수 있었다. 특히, 여학생은 자물쇠가 달린 일기를 쓰기도 한다. 일기는 솔직하게 쓰는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솔직함에는 서운함, 미움, 나약함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남이 보면 안 된다.

어린 시절이라 단순한 미움과 질투가 많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이해관계가 없는 탓에 깊은 미움이나 상처를 줄 정도의 반성거리는 사실 없었을 것이다. 하루에 한 가지 좋은 생각쓰기 형식의 과제였으면 억지 잘못을 만들 일도, 반성문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매일 일기를 쓰다 보면 표현력, 문장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무엇보다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지금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공개적으로 생각과 느낌을 말한다. 비밀스러운 일이 아니라 실시간 여러 사람에게서 격려와 지지, 때로는 비판적인 반응을 기대하기도 한다. 자물쇠도 필요치 않다. 바로바로 해답을 찾을 수 있고 또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인맥이며 연결고리다.

북경의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태평양 건너 미국에 태풍이 몰아친다는 나비효과와 같이 인터넷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등 인터넷을 활용하면 어디든지 6단계만 거치면 지구 반대편이든 원하는 곳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세상이다.

임진년 새해부터 일기가 생각나는 것은 예전에는 그나마 억지로라도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시절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세월과 시간이 한 시간 전도 뒤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불화살 같아서 미처 맞이하고 피할 준비도 하기 전에 눈앞으로 돌진해 오는 것 같기 때문이다. 미리미리 충분히 안전장치를 준비하지 못하고 지난해를 차분히 정리하지도 못했는데 눈앞에 들어 선 새해가 불안하기도 하다.

어떤 사건이나 제도로 강제하기 이전에 상호 간의 배려가 있다면 강압적인 제도는 덜 필요할 것이다. 미리미리 준비하지 못하는 개인은 혼란스럽고 그 혼란에 대한 질서를 명목으로 사회는 강압적인 제도를 더 만든다.

사후대응 비용은 더 값비싸고 불편함이 있다. 균열이 생긴 콘크리트에 계속 덧씌우기 하듯 그 이전의 단계에서 충분한 반성과 성찰을 하지 못하면 종국에는 커다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치아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잇몸과 치근을 상하게 하여 회복불능이나 그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듯이.

6단계만 거치면 안 되는 일도 없다고 하는데 올해에는 많은 사람의 관심과 이목을 위해서만 하루하루를 보내 버리지 말고 오늘보다 밝은 내일을 위해 나 자신을 다독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특히, 올해에는 이목이 끌리는 일이 많은데 미래의 값비싼 비용을 덜 치르기 위해 무엇을 건실하게 준비해야 하는지 지난날을 거울삼아 모두 다 잘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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