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자연사박물관
계룡산자연사박물관
  •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 승인 2011.12.3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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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계룡산은 신라시대 오악(五嶽)인 토함산(吐含山), 지리산(智異山), 태백산(太伯山), 공산(公山)과 더불어 성산으로 인정받았으며, 조선시대에도 왕실에서 제사를 지내는 명산이었다. 특히, 조선시대 초기 태조 이성계는 이곳을 천도지(遷都地)로 선정하였으나, 대신들이 이를 만류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민족의 명산인 계룡산은 지세(地勢)와 수세(水勢)가 뛰어나 광복 이후 1968년에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계룡산(鷄龍山)은 능선의 모양이 닭볏을 쓴 용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명명된 이름으로 주봉인 천황봉을 중심으로 관음봉, 연천봉, 삼불봉 등 28개의 봉우리와 동학사계곡, 갑사계곡, 은선폭포 등 7개의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적으로는 황매화, 팽나무, 느티나무 등의 식물과 노루, 너구리, 이끼도롱뇽, 호반새 등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갑사 철당간 및 지주, 갑사부도 등 보물 6점, 지정문화재 15점, 비지정문화재 13점 등의 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이와 같은 명산인 계룡산 자락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사박물관인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은 2004년 10월 28일 충남 제2호 박물관으로 등록하였다.

대전의 안과의사인 고(故) 이기석 선생은 "노벨상은 자연사박물관의 수에 비례한다"라는 신념으로 자연과학의 대중화 및 세계화를 위하여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을 설립하였다.

현재 자부인 대전보건대학 문화재과 조한희 교수가 제2대 관장으로 박물관의 수집, 보존, 연구, 전시, 교육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은 박물관의 문을 열자마자 거대한 크기의 공룡표본과 마주하게 된다.

이 공룡은 미국 와이오밍주 모리슨 층에서 발굴된 것으로 몸길이가 약 25미터에 달하는 중생대 쥬라기 후기의 브라키오사우르스와 흡사한 용반류 공룡이다.

자연사박물관답게 이처럼 1층은 온통 공룡의 세계를 알 수 있는 표본과 디오라마로 이루어져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광물, 화석, 동물, 바다, 곤충 등을 주제로 한 철운석, 매머드, 흰긴수염고래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철운석(Iron Meteorite)은 직접 만져 볼 수도 있다.

이후 3층으로 올라가면 계룡산의 자연, 인류의 진화 등에 관한 자료를 볼 수 있으며, 2004년 대전 중구 송절마을 뒷산에서 발견된 부부미라 중 학봉 장군의 미라도 볼 수 있다. 학봉 장군은 기관지확장증으로 42세에 생을 마감한 인물로 600여 년 전 우리 선조들의 삶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계룡산 자체의 빼어난 자연경관이 박물관과 어우러지며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이 다채롭게 꾸며져 있는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은 한 사람의 집념으로 쉽지 않은 자연사라는 분야를 개척하여 만들어낸 박물관인 만큼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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