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3>
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3>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3.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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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
옛여인들의 樂과 恨이 맷돌회전에 실려

동그랗고 납짝한 두짝의 돌이 위·아래로 포개져 빙글빙글 돌아가는 멧돌 ⓒ 충청타임즈

맷돌질은 혼자서도 할수 있지만 두사람이 힘을 합하면 힘도 덜들고 능률이 높은데 한사람이 곡물을 떠넣고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까지 주고 받으며 맷돌질하는 것이 재미도 있었다. ⓒ 충청타임즈

동그랗고 납짝한 두짝의 돌이 위·아래로 포개져 빙글빙글 돌아간다.할머니가 연신 윗돌에 생긴 구멍으로 콩이며 쌀등을 솓가락으로 떠넣으면 윗돌과 아랫돌 사이에서는 곱게 갈아진 곡식들이 줄줄 흘러 내린다.

중년이상 어른들은 어렸을때 할머니와 어머니가 '둘둘둘' 맷돌을 돌려 하얀 곡식가루를 만드는 것을 볼때마다 신기했던 기억들을 갖고 있다.

'맷돌위에 올라서면 곰보색시 얻는다'고 꾸중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맷돌만 보면 눈에 선하고 고향 생각이 절로 난다.

맷돌은 디딜방아 이전부터 콩이나 팥,녹두,옥수수등을 거칠게 타거나 곱게 갈아 가루를 만들어 내는 생활도구로 집집마다 비치하고 사용하던 생활 필수품이다.

우리나라의 맷돌은 위 아래 두쪽으로 만들어져 아랫것은 돌 가운데에 중쇠(숫쇠)를 박고 윗쪽에는 암쇠를 박아 서로 벗어나지 않도록 꼭 끼게 만들어졌다.

또 맷돌을 돌리기 위해 윗돌 옆에 구멍을 뚫어 L자형의 손잡이를 장착, 돌리도록 했다.

그리고 윗쪽에 구멍을 크게 뚫어 곡식을 퍼넣도록 홈을 파고 맷돌을 돌리면 두돌의 마찰로 갈린 곡식들이 옆으로 나오도록 과학적으로 제작됐다.

가족수가 많고 쓰임새가 많은 집은 돌의 요철상태가 마모되어 다시 징으로 쪼아 재생해서 사용했는데 맷돌은 용도에 따라 여러 형태로 제작됐다.

깊은 산속 암자나 화전민들은 바위에 밑맷돌을 만들고 그위에 윗매를 얹어 사용했는데 대체적으로 선상태에서 적은 물량을 처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풀매라하여 작은 맷돌을 만들어 쌀을 곱게 갈아 풀을 쑤거나 깻죽과 잣죽을 만들때 쓰이는 것으로 부자집에서 사용한 부(富)의 상징이기도 했다.

맷돌에 곡물을 갈때는 마른 것은 맷방석을 깔고, 물기가 있는 것은 나무 함지위에 맷다리를 놓고 맷돌을 앉혀 갈도록 고안한것이 3발다리이다.

우리 조상들은 방아를 찧거나 베를 짜거나 맷돌질등 힘든 일을 할때면 슬기롭게 작업능률을 올리기 위해 노래를 지어 불렀고 누구나 쉽게 배울수 있었다.

지금은 맷돌이 하던일을 믹서기가 대신하고 과거 필수품이었던 맷돌은 골동품으로 팔려나가는 시대에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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