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8>
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8>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3.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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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조상들 지혜 담긴 지게

우리 민족이 농작물을 옮길때나 무거운짐을 옮길 때 또는 나무를 할때 꼭 필요하고 적절히 사용했전 지게는 각종 애환이 담겨 있는 농민들의 생활도구다. 사진은 민족경연대회에서 지게를 주제로 시연하는 지게꾼들의 모습이다. ⓒ 충청타임즈

18세기 우리나라를 처음 찾아왔던 외국 선교사나 여행자들은 다용도로 쓰이던 지게를 보고 놀랐다고 한다.

미개한 후진국으로만 알았던 작은 나라가 과학적이며 지혜가 담긴 지게에 감탄했던 것이다.

'지게'는 짐을 지기 위하여 나무로 만든 운반기구의 한가지로 'ㅓ'자형태의 나무 두짝을 병렬로 연결해 만들고 끈은 맨뒤 등에 지게를 얹고 양어깨에 끈을 걸어 짐을 운반하는 도구다.지게를 세워 고정 할때는 'Y'자 형태의 나뭇가지로 만든 '지게 작대기'가 제격이다.

해질녁 쇠꼴 한짐을 베어지고 누렁황소 앞세워 집으로 돌아오는 농부, 김장독을 져 나르던 도심의 지게꾼들, 크고작은 다양한 물건들을 손쉽게 운반하는 지게가 외국인들의 눈에 신비롭게 보였을 것이다.

제게는 농경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재산목록 1호의 생활도구로 집집마다 한두개씩 갖추고 있었으며 부농의 대가집은 머슴꾼 숫자만큼 지게가 있어 부자집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했다.

지게는 작은 항아리에서부터 부피가 큰 짐, 가벼운 짐은 물론 힘 좋은 장정은 무려 150㎏의 무거운 짐을 지게에 얹어 옮길수 있었고, 사람 다리를 이용해 이동하므로 좁은길, 언덕배기,비탈진 곳에서도 짐을 운반 할수 있는 아주 편리한 도구다.

지게는 농작물 운반은 물론 겨울철 나뭇짐 운반에 사용됐고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장난삼아 아이를 지게에 얹고 이동하기도 하는등 다용도로 활용됐다.특히 6·25한국전쟁때 수많은 피란민 보따리도 지게에 얹어 옮겼고, UN군들의 산악지대 군수 보급품 운반과 전화가설에도 지게를 사용, 그 다양성에 놀라기도 했다.

지게는 보통 몸과 다리가 한몸을 이루는데 팔뚝보다 굵은 실한 가지가 윗쪽으로 돋은 'ㅓ'자 같은 형의 소나무 두개를 잘라 위쪽은 가늘고 아랫쪽은 굵게 다듬어 끌로 구멍 5개씩을 뚫어 빗장을 끼워 모양 좋게 만든다.

등받이와 어깨끈은 짚과 천을 섞어 엮어 달고 y자형의 어린나무를 잘라 지게를 세워놓을때 사용하는 '작대기'로를 만들면 지게가 완성된다.

지게도 쓰임새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쟁기나 농기구를 운반하는 '쟁기지게',인분이나 물을 옮기는 '물지게''거름지게'등이 있다.

또 부스러기 농작물을 운반하는데 쓰는 '바소구리'가 있는데 싸리로 만든 바소구리는 지게에 얹어지도록 규격화 되고 접거나 펴기 좋게 만든다.

지게는 짐을 운반하는 단순한 생활도구보다 그 쓰임새에 따라 과학성과 다양한 용도의 헤아림으로 우리민족의 위대한 유산으로 보아야 한다.

지게는 힘이 세고 젊다고 무거운 짐을 쉽게 옮길수 있는 것은 아니다.각자 체형에 알맞게 조정하고 지게에 얹은 짐을 균형있게 잡아 숙달을 반복함으로써 짐을 잘 옮길수 있는 것이다.

바퀴달린 수레와 자동차가 넘쳐나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도 한민족이 사는 어느곳에든 지게는 있고 또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조상들의 지혜가 남긴 생활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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