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9>
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9>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3.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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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
통하였느냐? 그럼 떡을 익혀라

시루는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어 가마솥에 물을 부어 시루를 그위에 앉히면 꿇는 물에서 생겨나는 뜨거운 수증기가 올라와 떡가루를 익게 만들어 ⓒ충청타임즈

떡가루등을 찌는데 쓰는 바닥에 큰 구멍을 여러개 뚫어 수증기가 통하도록 만들어졌다.

쌀가루와 팥고물을 켜켜이 시루속에 올려놓고 장작불로 쪄낸 시루떡은 누구나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이다.

시루는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어 가마솥에 물을 부어 시루를 그위에 앉히면 꿇는 물에서 생겨나는 뜨거운 수증기가 올라와 떡가루를 익게 만들어 졌다.

그런데 시루의 바닥에는 칡넝쿨이나 솔가지등으로 요철모양으로 구멍을 막아 가루가 새 나가지 않도록 깔았는데 그것은 가루가 빠지는 것을 방지 할뿐만 아니라 수증기가 잘 올라 가도록 통로를 만들어 주는 구실도 했다.

시루의 바닥 크기와 무쇠솥의 구경은 대체적으로 잘맞춰져 있었다.

큰시루는 큰솥에, 작은 시루는 작은 솥에 걸도록 시루와 솥은 규격화 됐다.큰시루는 쌀 두말이 너끈히 들어갔지만 작은 시루는 다섯홉 정도 들어갔다.큰시루는 큰잔치나 동네고사때 쓰이고 작은시루는 백일잔치, 돌잔치때 많이 쓰였는데 백설기를 쪄서 많은 사람들이 나누어 먹었다.

둥근 회색의 질그릇중의 하나인 '시루'

시루는 흙으로 빚어 초벌만 구워내는 질그릇 시루와 유액을 입혀 고온에서 구워내는 도제(陶製)시루가 있다.

중부지방은 질그릇 시루가 많이 사용되고 남부지방은 도자기를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도자기 시루가 사용돼 왔다.

시루는 청동기 시대부터 사용됐다고 하는데 크기만 달라졌을뿐 모양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산업사회가 다변화 되면서 전문 떡집에서 시루떡을 쪄내 우리 아낙네들이 떡시루 걸고 여러가지 떡을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볼수가 없게 됐다.

30년전 태백산과 소백산 깊은 골에 들어서면 시루를 엎은 돌무더기를 가끔 볼수가 있었다.그것은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고 머리를 남겨둔 자리에 사람들이 돌무덤을 쌓고 그위에 시루를 엎어 놓은 호식장(虎食葬)인데 호랑이는 사람을 잡아 먹으면 의례히 명당자리에 머리를 남겨 둔다고 한다.

시루는 콩나물을 키울때도 쓰이고 갖가지 약초를 쪄내는데도 사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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