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21>
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21>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3.31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는 굽은 손으로 센머리 단장하네

백기름 바른 머리 곱게 빗어다듬은 한복 입은 여인의 맵시를 보노라면 정결하고 청아하기 그지 없다.

검은머리 가르마를 곧게 타고 매끈하게 빗어 넘겨 쪽진머리는 참빗으로 눌러 빗어 한올의 흐트러짐 없이 뒤로 모아서 총총히 따고 둥글게 서려서 낭자를 만들고 비녀를 고정시켜 마무리를 한다.

쪽진머리 여인의 뒷모습에서는 범치못할 기상이 보이고, 단정함이 넘쳐난다.

6·25한국전쟁 직후 청주 성안길에 참빗을 팔러 다니는 할아버지가 명물로 등장했었다. 그 할아버지는 작은 보따리에 참빗을 넣고 왼손에 가지런한 참빗 3개를 들고 “참빗이요,참빗”하고 매일 거리를 오가며 외치던 모습이 떠오른다.

머리빗은 남녀의 머리를 아름답게 꾸미는 장신구로 누구나 쓸수가 있었다. 빗의 종류는 화류빗, 화각빗, 얼레빗, 반달빗, 부채빗, 참빗, 상투빗 등으로 용도에따라 다양하게 사용돼 왔다.

빗중에 가장 대표적인 참빗은 빗살을 가는 대올로 촘촘히 엮어 만든 대빗이다.

이 참빗은 등마루에 인두같은 것으로 지져서 그림을 넣었는데, 그림은 대개 자연에서 얻은 식물 무늬나 동물그림을 넣었으며, 장인이 만든 것은 글씨를 새겨 넣기도 했다.

여자들의 머리는 빗어내리고 남자들의 상투머리는 빗어 올리는 것이 다를 뿐이지 하루의 일과가 머리를 빗는 일로 시작되는 것에는 남녀의 차이가 없었다.

옛날에는 조상이 점지해준 몸과 머리채와 살갗을 상하게 하는 것을 큰 불효로 여겨 남녀 누구나 머리를 길렀다.

참빗은 머리를 빗기도 하지만 머릿니나 서캐를 빗어내어 잡는 역할도 했다.

빗을 셀때는 한개 두개로 세며 열개는 한죽,백개를 한쌈이라고 했다.

머리를 빗고 나면 빗접에 접어둔다. 빗접은 한지에 콩기름을 먹여 만들었으며 서민층이 많이 쓰던 것으로 기름먹인 종이를 접어 그 사이에 얼레빗, 참빗, 빗치개, 머리카락 주머니등을 넣어 두고 머리를 빗을 때마다 펼쳐 놓고 사용했다.

빗이 만들어진 기원을 정확히 알수 없으나 오랜 옛날부터 생활속에서 끊임없이 사용되면서 여러사람들 손에 의해 다듬어지고 머리를 곱게 꾸미도록 여러가지 만들어져 발전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