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24>
잊혀져 가는 생활도구 <2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3.31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닭둥우리
생명을 부화시키는 어미의 자궁

날 초가집이 즐비한 시골집 마당과 뒤란 근처에 해마다 봄이되면 암탉이 노란 햇병아리를 데리고 다니며 모이를 쪼아주며 귀엽게 키우는 것을 60년대에는 농촌에 자주 볼수가 있었다.

암탉이 알을 낳으면 “꼬고댁 꼬고댁”소리치며 날갯짓을 한다.

주인이 재빨리 알아차리고 닭둥우리 속에서 방금 낳은 따끈따끈한 달걀을 꺼내 모아 두었다가 이른 봄이면 암탉이 알을 품을수 있도록 둥우리를 만들어 모아 두었던 알을 둥우리 속에 넣어 병아리를 부화시킨다.

대체적으로 암탉이 알을 품어 병아리가 탄생하기까지는 21일이 걸리는데 한마리 두마리가 달걀 껍데기를 깨고 밖으로 나오면 “삐약삐약” 노랗고 귀여운 햇병아리가 탄생된다.

닭둥우리는 달걀 10개내지 15개를 넣어 암탉이 알을 품게 하는데 알이 밑으로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오목하게 만든다.

짚으로 만든 닭둥우리는 우선 보온이 잘되고 푹신해서 닭이 알을 품기가 좋고, 사람들이 쉽게 볼수 있는 곳에 매달아 놓아 날짐승들이 해치는 것도 막을 수가 있었다.

큰 암탉이 품을 수 있는 달걀은 20개 정도지만 달걀이 많으면 부화율이 떨어져 적당량만 품게 한다.

부잣집은 암탉이 여러마리라서 병아리 수도 많고 병아리가 자라 중병아리가 되면 ‘약병아리’라 하여 여름철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끓여 먹는다.

크게 자란 병아리는 들로 나가 개구리와 메뚜기 등을 잡아 먹고 무럭무럭 자라 가을이 되면 토실토실 큰닭이 된다.

닭은 영험한 동물로 여겨 결혼식 혼례청에 건강한 암수 한쌍을 놓아 잡귀를 막는가 하면 복을 비는 상징물로 여겨왔다.

또한 수탉은 옛날 시계가 없던 농촌에서는 새벽을 알려주는 역할도 했으며, 병아리를 까기 위해 암탉이 수정란을 낳도록 했다. 오동통통 살찐 씨암탉은 새사위가 오면 잡아주기도 하고, 더러는 시장에 내다 팔아서 용돈으로 쓰기도 했다.

닭의 원산지는 인도로 알려졌고, 우리나라는 인도 중국을 거쳐 전해진 것으로 기록 돼있다.

영리한 닭은 닭둥우리에 알을 낳으면 주인이 꺼내가니까 으슥한 숲에 낳기도 하여 날짐승들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옛날 어머니 모르게 날달걀을 깨먹다 들켜 야단을 맞거나 짚으로 10개씩 엮은 달걀꾸러미를 시장에 팔아 용돈을 만들기도 했으며, 새며느리 친정갈때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요즘은 닭걀을 많이 생산하는 신품종 닭을 대량으로 키우는 양계장에서 하루에도 수천개씩 생산해내고 있다.

병아리도 기계로 대량으로 부화하고 있어 암닭이 닭둥우리에서 알품는 모습을 볼수도 없고 또한 병아리떼를 이끌고 다니며 먹이를 쪼던 낭만적인 모습도 볼수 없게 된 것이 아쉽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