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난 남편 빈자리 채워준 이웃사랑
세상 떠난 남편 빈자리 채워준 이웃사랑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12.25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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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이리나지네스씨
이역만리 에콰도르에서 한국의 보은군으로 시집온 이리나지네스씨(48·여·보은군 탄부면 덕동1리)는 요즘 큰 슬픔을 이겨내고 있는 가운데 뜻밖의 작은 기쁨을 느끼고 있다.

늘 든든한 힘이 됐던 남편 양광선씨가 지난달 2일 뇌졸중으로 갑자기 세상을 등진 뒤 시름에 빠져 있던 이리나지네스씨에게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일은 또 하나의 시련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남편은 머나먼 타국에서 시집온 이리나지네스씨에게 애정을 듬뿍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 마을 이장을 맡아오면서 온 동네의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봉사를 아끼지 않았던 따뜻한 사람이었다.

졸지에 남편을 잃고 망연자실하고 있는 이리나지네스씨는 보은군 탄부면 덕동 1리 주민들이 알뜰하게 모아 마당 가득히 쌓아 놓은 장작더미를 바라보기만 해도 온몸이 훈훈해짐을 느끼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남편 사망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리나지네스씨를 성심껏 돕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덕동1리 조필구 이장과 이중현씨는 이 마을 전 이장 양광선씨 유가족이 겨울철 강추위로 고생하고 있는 것을 알고 따스한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장작을 마련해 줬다.

이들이 모은 장작은 이중현씨 소유의 임야에서 버려지거나 방치된 나무 등을 수집해 난방용 땔감으로 전달한 것이다.

고 양씨 미망인 이리나지네스씨는 에콰도르에서 이민와 결혼해 1남2녀를 둔 다문화가정으로, 넉넉하지 못한 생활형편에 충분히 난방을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조 이장 등은 "양씨의 사망으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부인을 보고 땔감을 전달했으나, 겨울을 보내기에는 양이 부족하다"면서 "어려움에 처한 유가족을 위해 많은 독지가들의 후원과 성원이 이어졌으면 하고, 혹시 그런 분들이 계시면 우리한테 꼭 연락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탄부면사랑회는 지난달 16일 이리나지네스씨 가족을 돕기 위해 위로금 50만원을 전달하고, 내년 1월에는 양씨의 자녀들에게 장학금 지급을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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